멈춰라, 생각하라 - 지금 여기, 내용 없는 민주주의 실패한 자본주의
슬라보예 지젝 지음, 주성우 옮김, 이현우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부르짖지만 강요된 민주주의적 합의의 대안이라곤 맹목적인 실력행사뿐인 이 사회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우주인가? 체제에 대한 반대가 현실적인 대안이나, 적어도 일관된 유토피아적 기획의 형태조차 갖추지 못한 채 무의미한 분출에 그치고 만다는 서글픈 사실은 우리 시대의 심각한 폐단을 고발한다. 유일한 선택이라곤 규칙에 따르는 것과 (자기)파괴적인 폭력 사이 중 하나뿐일 때, 우리가 그토록 찬양하는 선택의 자유란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109페이지)”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철학적 배경지식도 부족할뿐더러 이러한 분야의 책을 사실 접할 기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와 철학, 우리 사회의 변화를 둘러싼 다양한 사고를 지구적 차원에서 살펴본다. 특히 근래에 일어난 국제사회의 정치적 변화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을 통해 원하는 것들을 이루며,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가장 먼저 언급할 것은 수면 아래에서 여전히 불만히 들끓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노가 계속 쌓여가고 있으니 새로운 저항의 물결이 뒤따를 것이다. 2012년 봄, 이상하리만치 잠잠했던 상황은 긴장이 증폭되면서 점점 균열이 증가하여 조만간 새로운 분출을 예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토록 불길해진 것은 사면초가 상태의 만연한 절망감 때문이다. 확실한 돌파구가 없는데다, 지배 엘리트는 명백히 통치력을 상실하고 있다. 더욱 불안한 것은 민주주의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스와 스페인에서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같은 좌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본노의 조짐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 228페이지, 멈춰라 생각하라(슬라보예 지젝) 중에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다양한 메시지를 어떻게 읽고 해석할 것이며,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주변 상황에서만 맴돈다면 우리는 이 불편한 세상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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