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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파크스의 버스 ㅣ 담푸스 그림책 9
파브리찌오 실레이 글, 마우리치오 A.C. 콰렐로 그림, 엄혜숙 옮김 / 담푸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두려움만한 것이 있을까. 사람을 위축시키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평등하다가 외치고 그렇게 법으로도 규정을 해 놓았지만 정작 그러한 삶을 또한 누구나 똑같이 누리는가. 불평등한 것을 고치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세상이다. 고독한 싸움이 아닐 수 없다. 소수의 목소리는 외롭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소수는 자신의 기본적인 이익을 챙기는 것조차 어렵다. 도움을 받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정작 가야할 복지는 누가 누리는 건지.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우리 보다 앞선 시대의 사람들의 겁 없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외세의 침략에 대항하여 싸운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사회가 한 발 한 발 더 앞으로 전진하는 것은 불편하고 불평등한 것을 고쳐나가자고 외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법속에 갖혀 있는 문구상의 평등이 아니라 생활 속의 평등을 외친 사람이 있고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반인권 행위들에 맞서 용감하게 나선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로자 파크스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이 분의 작은 행동 하나가 불씨가 되어 차별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끌어내고 오늘날의 사회를 이룩하는 발판이 되었음을 생각하면 가슴 뜨거운 일이다. 자신의 생명을 뒤로하고 나서 지키고자 했던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를 로자 파크스는 생각했을 것이다. 또 무엇을 어떤 것을 그 순간 그녀는 생각하고 자리를 지켰던 것일까.
두려움을 뒤로 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킨 로자 파크스의 행동을 할아버지와 손자 벤의 이야기를 통해 이끌어가는 의미있는 그림책이다. 2005년 그녀가 떠난 후 3년 후에는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그렇게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