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구두를 고쳐 신을 시간 - 한순간도 인생을 낭비한 적 없는 그녀의 이야기
김진향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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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나 그건 어떻게 보면 착각이다. 결국 이미 누군가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거나 흉내를 내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대학을 가야 사람구실을 하고 돈벌이를 하며 가정을 꾸릴 수 있고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모두 그렇게 갈 수 없고 그렇게 될 수 없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 믿고 돈과 시간을 쏟아 젊음을 다 소비한다. 젊음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고 만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지만 마치 다시 돌아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을 것처럼 산다. 인생이 그런가. 그렇지 않다. 한 번이다. 딱 한 번인 무대에서 우리는 삶을 누려야 한다.

그런 면에서 김진향의 스물여덟은 남과 다르다. 아주 다르다. 남들 가는 길을 벗어나서 가는 것이 외롭고 힘들다.

 

이미 정해진 대로 간다면 쉽고 빠를 수 있다. 그러나 남의 눈과 사회적 편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스스로 허용하고 헤어나질 못한다. 그러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나누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당당한 삶이라는 무엇인지, 또 그것을 이겨낸 삶이 어떠한가를 느끼게 한다.

 

독특한 분야다. 구두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길을 정해놓고 사람 속으로 들어가 구두를 만들어간다. 살아 있다는 것이, 진정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가는 이의 모습은 아름답다. 오늘도 정해진 일정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이 자리에서 벗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 만족한다.

 

바라는 것, 하고 싶은 것,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움직이면 될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저자는 그러한 순간에 떠남을 실천하고 자리바꿈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우고 미래를 향해 전진해 왔다. 그가 경험한 것들은 삶의 바탕이 되어 오늘의 자리로 만들어 준 것이리라.

 

구두 이야기, 스물여덟 예쁜 숫자만큼 예쁜 꿈을 키우는 저자의 삶과 꿈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길을 가면 큰 일 나는 줄 았았던 그녀가 막상 사회로 나와 보니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지금 하나 나중 하나 기회되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었다.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즐거운 그녀의 삶 앞에 앞으로 또 무엇이 놓여 질지, 아니 그녀가 어떤 삶을 더 펼쳐갈지 궁금하다.

 

나는 애초에 내가 못하고, 내게 맞지 않은 옷 같다고 생각되는 일은 얼른 포기했다. 그리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나섰다. 대신 그 일들을 하면서 즐거웠고, 행복했고, 그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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