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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 슬라보예 지젝 특강
슬라보예 지젝 지음, 민승기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13년 5월
평점 :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는 교묘하다는 생각이다. 서로 약속을 하고 산다고는 하지만 그 약속을 정해놓고 그 규정대로 살면서 득을 보고 손해를 보는 이들이 있다. 그 기준은 무엇에 근거한 걸까. 오랜 관행이라서? 아니면 그렇게 대대로 해 온 습관이 있기 때문인가.
모두 제대로 살고 싶고,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지만 그렇게 누릴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외치면서도 우리가 사는 곳곳에서는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훨씬 많다. 한쪽은 먹을 것이 넘쳐나서 버리지만 한쪽은 그 반대의 일들이 벌어진다. 최첨단 산업에 필요한 신소재 광물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사람의 희생을 불러오고 그 자원을 갖고 있던 나라의 주민들로 하여금 더 가난하게 살도록 부추킨다.
제대로 사는 길, 제대로 된 생각을 갖는 것이며, 그 기준을 새로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 이 책은 그런 과정 중에 하나다. 특강에서 이루어진 내용을 기록한 책으로 최근의 그의 생각과 청중들의 질문을 통한 세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제가 보기에 오늘날의 문제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제가 손쉬운 해결책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이유도 말입니다. 다시 말해 ‘그래 이쯤에서 그만 두자’식의 해결책, ‘그냥 지금 상태에 만족하면서 조금씩 온건하게 정당화시켜나가자’하는 식의 해결책 말입니다.”
기본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지젝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해하려 애써본다. 우리 자신을 우습게 만드는 것들을 제거하고, 내 스스로 다른 이들에게 척하고 살지 않기 위해서.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 참 중요한 때다.
그가 말한다. 지식인들의 임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당면해 있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하는데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