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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털 - 노순택 사진 에세이
노순택 글.사진 / 씨네21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사진을 본다는 건, 과거를 되짚은 일이다.”
전 국민이 사진가가 된 시대이다. 스마트폰은 누구나 찍고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기자들이 따로 없다. 자격증이 없는 기자들이지만 오히려 더 강할 때가 있다. 유트브에 올리거나 블로그에 올라온 현장 사진들은 증거 사진으로 쓰이기도 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 온다. 무서운 시대이다. 지하철이나 공공시설에서 벌어지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충돌은 이제 피해갈 수 없다.
사진을 이해하기 위해 애쓴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며, 이 사진으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익혀야 하며, 어떤 태도를 갖추어야 하는가를 나는 생각한다.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무엇에 초점을 두고 찍어야 할지 생각하지만 대 부분 찍기에 급급하다.
그러한 현실을 탈피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다른 이의 사진을 뒤져보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차이가 무엇이며,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가를 익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잡았을까. 어떤 각도에서 인가 말이다.
그러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사진은 찍는 이에 의해서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출을 위하여 두 어번 촬영하거나 사진 촬영 후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은 말을 한다. 그것이 어떤 사진이고 어떻게 직혔는가를 말이다.
노순택의 이번 책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고 혹은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은 현실들을 조용히 꺼내 놓았다. 그의 사진은 위압감이 없다. 정면이 아니라 위 혹은 아래 측면 등에서 찍은 사진들이라는 느낌이다. 가려주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말을 하는 걸까.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에서 생각을 찾아보라는 것일까.
한 장의 사진과 텍스트는 오늘 우리가 걸어온 지난 날의 아픈 과거를 되새기며 옆의 사람들, 우리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