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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평점 :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이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뉴스는 그냥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액션 영화.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며 삶이었다. 절실한 삶이었다. 그렇게 올라갈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그들의 희망을 찢겨지고 삶은 반토막이 났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직자들. 최근 희망적인 뉴스도 나오지만 그들의 망가진 삶은 회복될 수 없는 것이다. 남겨진 가족들히 온전히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뜻있는 분들이 그들의 가슴을 달래며 어루만져주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냥 일만 할 수 있다면...그 작은 바람은 그렇게 무너졌다. 경영부실이나 매출손실을 경영진이 맡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직원들에게 돌리는 기업들이 많다. 정리해고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경기침체나 매출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릴 때 그들은 어디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없다.
공지영 작가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기에 쌍용자동차의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음을 다행이라 여기며 아픔 속에서 헤매이고 있는 이들의 희망이 꺼지지 않고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
일터는 단지 먹이를 구하기 위해 가는 장소가 아니다. 돈만 벌면 어디든지 다 좋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터, 우리에게 생활을 보장해주고, 우리에게 밥과 의복을 주며, 사람들을 엮어내서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펼치게 해주는, 우리의 품위와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주는 내 인생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가정과 직장, 이 두 들판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93페이지, 의자놀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