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서랍 - 이정록 산문집
이정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남자의 여린 감성이 그대로 있는 산문집이다. 어린 소년시절부터 지금 어른이 되기 까지 그의 생 속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 그의 시절, 부모님과 누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문학의 길로 들어서고, 시를 쓰게되었으며, 또 시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들을 그의 서랍속에서 꺼내보여준다.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를 더욱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 보태서 말이다. 문학이라는 것이 결국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현실임을 보여주고, 어렵게 돌려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있는대로의 그 모습이 참임을 알려주는 듯 하다. 저자의 성장기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앞 부분에는 어머니와 나눈 대화들, 아버지가 남겨준 ‘유산’,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 그리고 이어지는 삶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매연 가득한 하늘 아래 조금 숨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길은 노래와 같다. 숨이 찬 대목이 있고 마음까지 고요하게 풀어지는 부분이 있다. 오르막 내리막의 조화가 정상으로 이끈다. 오솔길은 그 절묘한 변화가 있다. 내 사랑은 지금 처음 가는 막막한 숲길이다. 지금의 내 생은 가시밭이다. 그러나 풀꽃이 내려다보이면 휴식을 취할 평화의 시간이 가까워졌음이리라.

 

175페이지, 이정록 산문집, 시인의 서랍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