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양장본)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는 자녀가 다른 이들의 존경을 받는 모범생이 되길 바란다. 사회질서 속에서 벗어난 아이가 아니라 규율을 따르고 그 안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자녀들도 그렇게 따라주었다. 그러한 것을 바라는 부모들 손에 의하여 아이들은 크고 그 아이들이 있는 사회는 그렇게 이어져왔다. 그 속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반항아 혹은 불량한 학생들로 취급받았으며, 학교 교실에서는 이상한 아이로 간주되고 먼저 의심받는게 일이었다.

사회가 정한 규율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정착할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드러내놓고 즐기지 못했다. 숨어서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분출했다.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며 음악에 취하고 마약을 취한다. 그러한 도구들로 세상 한쪽에서 그렇게 그들은 숨을 쉬며 살았다.

이제 세상은 이전과 다르게 변화한다.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그들 또한 수면 위로 올라오며 자신들의 문화를 과감없이 표현한다. 이유는 지금까지의 것들이 지루한 것이다. 늘 같은 것에 반복적으로 몸을 기대고 살아왔던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에 열광하고 빠져들기 시작했다. 시장도 튀는 아이들을 찾아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 돈을 버는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간 해온 것과 다른 문화현상에 대해 혼란스로운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반기는 문화다. 문화의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던져주고 있는 이들, 이들은 정상이 아닌데도 이들은 창조적이며 신선하다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정상이 대우받던 시대에서 이제 별종을 찾는다. 세스 고딘, 그가 말한다. 별종은 틈새이며, 대중적인 마케팅은 이제 그 효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이다.

스티브 잡스, 그는 ‘별종’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이다. 그는 떠났고 그가 살아온 흔적들은 한 권의 책, ‘스티브 잡스’에 오롯이 담겼다. 그가 회사를 만들기 전까지의 젊은 날은 반항아였다. 그의 고집대로 그는 삶을 꾸렸다. 삶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학에서의 공부도 그러했다. 다른 과목을 청강하는데 더 시간을 썼다.  

10월 24일 발매된 스티브 잡스에는 그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그가 죽기 전까지 이룩해놓은 그의 삶을 짚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 900여 페이지 넘게 기록되었다. 그간 그에 관한 다른 책들을 통해 알게된 내용들도 대부분이고, 새로 추가된 내용도 있지만 그 흐름에는 크게 다른 것은 없어 보인다. 그의 말만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다른 사람들, 100여명의 인터뷰도 함께 이 한권의 책이 모두 들어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독선적이고 고집스러운 면도 있었고 일에 대한 열정은 휴가지에서도 한 걸음에 다시 일터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애플이 무엇보다도 신경을 쓰고 최선을 다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디자인에 있다. 디자인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런 생각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이었는가를 새삼 느낄 수 있는 지면을 만난다.  

“그게 우리의 접근 방식입니다. 매우 단순한 스타일. 우리는 실제로 뉴욕의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될 만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운영방식, 제품 디자인 , 홍보, 이 모든 것이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단순하게 가자. 정말로 단순하게.” 

거침없고 독특한 삶은 그의 시작에서부터 끝나는 삶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그 이후의 애플, 어떤 모습으로 더 앞으로 나아갈지 궁금하다. 시장은 전쟁이지만 마음은 평화를 얻었으면 한다. 입양으로 인하여 불안했던 그의 어린 시절을 파헤쳐 드러내놓은 것을 갖고 그의 성향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것, 남기고자 했던 것이 진정 무엇인가 하는 것을 더 생각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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