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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6
찰스 디킨스 지음, 왕은철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11월
평점 :
잘 짜여진 구조는 작가의 천재성을 생각하기 보다는 다 읽고나면 왠지 속았다는 기분도 든다. 그럼에도 작가의 구성능력이나 전체적인 글의 그림을 보고 문장과 단어들을 선택하고 글을 이어가는 그 힘에 놀란다. 이야기 전개의 극적인 반적요소는 재미를 더 하게 만든다. 특히 어렵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거나 지위를 회복하는 그러한 내용은 고전적이지만 그래도 주인공에게 좋은 일이 생긴 것에 안도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근래의 나온 청소년 소설들은 거칠고 지금 사용하는 단어들이 공간의 현실성을 담기위해 그대로 씌어지기도 한다. 작가의 의도이기도 하거니와 또 시대를 읽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필요하기도 하다고 여긴다.
찰스 디킨스는 여러 작품을 썼지만 그의 작품을 달리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책 만큼은 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우선 청소년을 위한 책을 꺼내봤다. 보편적으로 2권, 상하로 나뉘어져 출판된 책들이다. 유아들을 위한 책도 있지만 그건 나에게 아니지 않나. 아, 이 작품이 이런 거구나, 이런 거였구나 하며 책을 덮을 땐 뻔한 이야기였네 하는 생각이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이름과 그의 출생비밀을 시작으로 해서 점점 악의 소굴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올리버의 어린 시절, 그리고 후반부는 다시 그 구조 속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들의 도움과 인연으로 삶의 희망을 보고 기쁨을 만끽하는 올리버 트위스트. 그래도 착한 사람들이 있어 악은 무너지고, 물리칠 수 있는 것임을 전해주고 했는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살았지만 태생이 그러하지 않으니 나쁜 길로 가려하지 않고 그 안에서 빠져나오려 했다는 점을 읽었다. 좋은 일을 하려고 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거칠고 악하게 살면 살수록 그 속에서 빠져나오려 해도 어렵다는 점을 또한 읽게 해준다.
찰스 디킨스의 삶도 그렇게 유쾌하거나 부유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런던의 골목, 특히 도시 빈민가의 어린 청년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그들 시대의 상황을 작가 나름대로 보여주고 해석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우수성이 느껴진다. 인연의 재구성을 통해 여러 사람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 엮여 있음을, 또 누구와 엮이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짐을 작가가 전해주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점을 느꼈다. 뭔가 교훈을 일부러 찾아내어 보려고 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라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그의 재능과 후대의 평가가 큼에도. 이복형으로 밝혀진 멍커스가 나중에 동생과 화해하고 잘 사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죽는 인생이라고 하지만 인생 말년의 죽음이라는 것이 비참하게 끝났기에 그들에게도 한 줄기 빛을 전해줄 수 있었다면 하는 것 말이다. 후속은 누가 더 안써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