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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혁명가 맬컴 엑스 ㅣ 카툰 클래식 15
앤드류 헬퍼 지음, 박인균 옮김, 랜디 듀버크 그림 / 서해문집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맬컴 엑스에 대해서 아는 바가 사실 없다. 책은 생각의 넓이와 지식의 깊이를 더해준다. 만화로 나온 짧은 이야기가 있어 읽었다. 깊은 심정까지에 들여다 볼 수 없지만 그의 삶과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이었는가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지금 인종차별이나 흑백논리가 사라지고 누구나 평등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하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의식들은 여전히 활개친다. 그러한데 그 당시의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 짐작하고도 남는다. 화장실이나 버스, 음식점 등 곳곳이 따로 쓰거나 아예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으니 말이다.
청년시절은 어둡고 불편했다. 그는 살기위해서 어느 곳에서든 일을 했다. 돈이 되는 일을 찾았다. 그러나 그것은 늘 쫓기는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 어두운 뒷골목 생활을 접고 한 이슬람 민족교 지도자 일라이자 무하마드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전환을 맞지만 그의 가르침에 회의를 느끼고 자신이 새로운 종파를 만들어 대표로 활동했다. 흑인들은 그를 지지하고 그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었다. 위기를 느낀 측은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의 삶을 접게 한 자는 누구인가는 여전히 의문 속에 남아 있다.
맬컴 엑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그를 응집시키고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변화를 꿈꾼 맬컴 엑스, 그의 삶은 접혔지만 이후 그가 뿌린 씨앗들은 생명력이 있게 자라서 오늘의 자유를 만들어놓았다. 그가 살아있을 때는 그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지만 지금 그를 새롭게 평가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그의 삶이 주는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삶을 되돌아볼 때 거기에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깊은 독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맬컴은 인간 그 자체였고, 삶 그 자체였으며, 흑인이라는 인종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이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였습니다. 그를 기리는 우리의 모습이야말로 가장 명예로운 모습입니다. 그를 만물의 어머니인 대지의 품으로 보내는 것은 슬프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 묻는 것이 그저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씨앗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겨울이 지나면 그는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가 과거에 누구였고 지금 누구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그는 왕자였습니다. 우리 검게 빛나는 흑인의 왕자였습니다.! 그토록 우리를 사랑하였기에 죽기를 겁내지 않았던 왕자였습니다."
맬컴 장례식 때 오시 데이비스의 추도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