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여우 창비시선 163
안도현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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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 좋은 시간이다. 희망과 시작의 메시지가 그리워진다. 봄은 더욱 그러한 것들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안도현 시인의 그리운 여우를 읽다보면 어느새 들꽃 핀 길 언덕을 오르기도 하고, 눈 쌓인 비탈길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에 빠지기도 한다. 하루중 얼마나 흙을 바라보며, 바람에 실려오는 자연의 먼지를 얼마나 먹어볼 수 있겠나. 이런 시들이 아니면 말이다.


모든 자연의 것들이 소중하고, 그 자리에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냥 지나친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들임을 알면서도 그 이름 조차 모르고, 기억하지 못하고 스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시인은 그러한 것들 하나하나를 돌아보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안도현 시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도 생각한다. ‘나와 잠자리의 갈등 1’에서는  ‘그 아슬아슬한 곳에 내려앉는 이유가 뭐냐?‘고 잠자리에게 묻는 말이 있다. 그리고 잠자리가 다시 되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고 말이다.


자연의 하나하나를 사람으로 놓고 대화하듯 써 내려간 맑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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