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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주변의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다. 늘 대하던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접하는 사물하나하나에 대해서도 말이다.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이라는 시점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의욕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남은 생애의 순간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건강한 사람보다 더 열심히 계획하고 준비하여 실행에 나가는 삶의 모습이 너무도 귀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 없다.
직장의 후배가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는 무심코 읽고나면 나도 좀 보게 빌려줘 했던게 1년전이었다. 무슨 내용의 책인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좀더 진작 책을 읽어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렇다면 내 1년 삶의 태도는 어떻게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달라졌겠어“라는 의구심도 함께 들지만 말이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94년 8월 루게릭병으로 시한부생명 진단을 받은 사회심리학 전공의 노 교수, 모리와 그의 제자, 미치 사이의 생애 마지막 프로젝트가 담겨 있다. 모리 교수와 함께 한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서른 일곱살의 나이로 졸업 후 16년이 지나 모리 교수를 다시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사연을 시작으로 우리들에게 삶의 메시지를 잔잔하게 던져준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작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대해 더욱 의미를 두는 모리교수. 죽음의 순간을 앞두고 있지만, 매 순간순간, 타의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리 교수는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하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의 문화는 우리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 화요일에 이루어지는 모리와 미치의 대화가 이어진다.
한발 물러서서 우리의 삶을 관조하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식의 질문을 하는 습관을 통해 사소한 일들을 걷어내라고 하는 모리 교수는 “자기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라며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준다. 특히 가족안에서의 사랑을 말이다.
열네번째의 화요일, 그리고 모리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속에서 나는 내가 지금 얼마나 사소한 것들에 매달려 있으며, 진정으로 내가 추구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조용히 생각해 본다. 또한 내 인생의 그같은 스승을 갖지 못함을 한편으로는 아쉬워하면서, 남은 시간 동안 내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더욱 가족안에서 내 이웃안에서 좀더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연민을 가지세요. 그리고 서로에게 책임감을 느끼세요. 우리가 그런 것을 행한다면, 이 세상은 훨씬 더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