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위로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진작에 사두었지만 막상 꺼내 읽지 못했는데, 연말연시에 두고두고 일고 있는 책이 ‘작은 위로’이다. ‘오버’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인이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는지, 마치 나를 위해 하는 말들 같은 내용들이 있다고 생각함은 무슨 연유에서 비롯된 것일까? 여러 시들 가운데, ‘아침의 향기’는 마음에 드는 내용 중에 하나이다.


오늘 하루도

은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비가 전하는 말’의 마지막 부분의 내용도 그렇다.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우리가 숨 쉬는 이땅에 대한 느낌들을 우리 삶에 대고 이야기 하는 시인의 맑은 언어들이 오늘 이 아침을 따뜻하게 풍요롭게 한다. 어둡고 침침한 생각들, 무거운 느낌만 주는 요즘 세상에서 이 몇장의 종이 속에 담겨진 느낌있는 단어들이 오늘 하루 삶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헤어짐, 이별, 나무를 통해 느끼는 사계절의 변화, 기쁨과 행복, 일상속에서 만나는 무거움의 탈피를 우리에게 곁에서 이야기 해 주듯 써 내려간 시라고 생각한다. 오늘 지쳐있는 친구, 힘들어 하는 가족이 있다면 한 편의 시를 꺼내어 한 구절이라도 전해준다면 좀더 즐겁고 마음 편해지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시이기 때문이다.


기쁨은

날마다 내가 새로 만들어

끼고 다니는 풀꽃 반지

누가 눈여겨 보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다가

어느 날 누가 내게 달라고 하면

이내 내어주고 다시 만들어 끼지

크고 눈부시지 않아

더욱 아름다워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나누어 가질수록

그 향기를 더하네

기쁨이란 반지는

(‘기쁨이란 반지는’의 전문)


이 시도 마음에 담고 싶은 시 중에 하나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하는 것, 내 즐거움 만큼, 남에게 전해질 때 그 기쁨이 더 커지고 즐겁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넓어지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상위에 두고 혹은 가지고 다니면서 한편씩 한편씩 꺼내 읽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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