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라도 서울의 중심을 한번쯤은 와보고, 들어봄 직한 거리의 지명들이 등장한다. 그 공간속으로 미나리 군락지에 있었던 그녀가 등장한다.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난 스물세살의 그녀는 뚜렷한 목표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꽃을돌봐줄사람으로 화원에 나타난다. 미나리 군락지에서 같은 부류의 여자 남애와 옷을 벗고 눕는다. 이 순간 같은 부류임을 그녀는 느낀다. 그리고 순간 서로의 몸에서 갖고 있지 못한 것,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됨으로 해서 남애는 그녀의 곁은 떠난다. 배신이다. 화원에서 같이 일하고 길다란 방에서 함께 자는 수애가 있다. 이들에게는 서로 비슷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


이 공간을 통해서 새로운 곳으로의 출발을 다짐해 보지만 스물세살의 생일 케익을 들고 그녀는 정처없이 떠 돈다. 가야할 곳이 뚜렷이 없다. 이 곳 화원에서 이렇게 축복받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관심조차 주지 않던 그녀에게 사진기자 그 남자는 그녀을 '알아본다'.

그리고 그녀는 그 순간 별 다른 느낌도 건내 받은 명함도 그냥 던져 놓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남자는 그녀에게는 그녀를 알아 본 처음 남자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그녀가 이 공간에 없어지고 나서야 그녀가 누군지를 짐작하게 된다.


다른 이들로부터 배려받지 못하고 대우받지 못하고, 인식받지 못하는 그녀의 삶을 통해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삶속에서 얼마나 상대를 배려하고 '대화'를 나누는지를 되짚어 보게 한다.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성이 다르다라는 이유하나만으로도 기득권을 갖지 못하는 존재, 오산이.


길거리에서 마주치고 전철안에서 몸을 대어야 할 상황들,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가장 가까이 있지만 전혀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황. 그 군중속에서 나를 찾지 못하고 목적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있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비꽃, [바이올렛]. 그러나 이 평범한 바이올렛을 공사장 한 쪽에 그 남자가 보도록 심어 둔 그녀, 그녀의 바이올렛은 그러나 시들고 축 늘어졌다. 그리고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군중속의 고독한 현실을 표현한 [바이올렛]으로 오늘 나에게 주어진 삶을 되볼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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