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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마음의 심리 상태를 말로, 글로 표현하기가 일반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그러한 감정을 살려서, 표현해주는 일을 하는 것이 시인이 아닌가 싶다. 시인의 역할이라고 할까. 슬픔을 정말 밑바닥에서부터 뭉쳐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어 깨끗하게 씻어내고, 기쁨을 하늘 높이 올려주는 일을 시인이 한다. 정호승 시인은 그런 역할들을 하고 있는 시인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 전반에 깔려 있는 단어들은 죽음, 삶, 그리고 사랑. 인간의 삶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별.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 그리고 그 속에 감쳐진 아픔을 드러내놓는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중에서)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시 전반의 기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삶은 슬프기고 하지만 희망이 있어 아름다운 날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정착하지 못하는 뿌리내리지 못한 바닥인생의 그 고단한 삶을 돌아본다.
아무도 서울의 밤하늘에 노숙자들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가는 줄을 모른다
(‘밤의 십자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