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 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
문태준 지음 / 해토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문태준 시인의 시도 좋은데, 그가 좋아하는, 시인의 눈을 흘리게 만든 시가 어떤 시인지를 돌아보는 것, 같이 읽음으로해서 시긴의 감성과 느낌을 조금 더 가까이 알아볼 수 있는 시집이 아닌가 싶다. 최근에 읽었던 시인들의 시도 있고, 좀 낯선 그러나 우리 삶 바닥, 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어렵고 슬픈 날들, 그리고 사무치는 그 그리움으로 눈가가 젖는다. 마음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시인들의 그 빼어난 글들, 도종환 시인의 여백이라는 시는 참 좋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참 좋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 시인의 글이 부럽다.

나에 대해서,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시들,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 특히 부모, 그리고 형제, 그리고 부부, 떼어놓고 살 수 없는 사람사이에 대한 여러 시인들의 다양한 표현과 묘사를 한 곳에서 읽어보며,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음에 살이 찌는 듯한 느낌이다.


신현림 시인의 ‘사랑이 올 때’는 또 어떤가.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 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리
오늘같이 젊은날, 더 이상 없으리
아무런 기대 없이 맞이하고
아무런 기약 없이 헤어져도
봉숭아 꽃물처럼 기뻐
서로가 서로를 물들여가리


장철문 시인의 ‘신혼’이라는 시는 참 애틋하다. 살 맞대고 살아논 부부간의 그 매력이 사라졌지만 처음 이불을 덮고 잔 그날 밤을 그리워하며 지금껏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

그녀의 뒤척임과 치마 스적임과
그릇 부서지는 소리가
먼 생을 스치는 것 같다


시인의 설명과 한 시 한 시가 끝날 때마다 그 노트가 있어서 시의 이해를 돕고, 또한 이 시를 묶어 엮은 시인의 마음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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