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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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쪽수가 적지 않은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을 읽었다. 관심 가는 인물이다 보니 읽어낼 수 있었다. 한 장 읽으면 다음 장이 또 궁금해지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을 쓰는 데 10여 년이 걸렸다. 빌 게이츠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 그리고 그가 다닌 학교,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의 자료들을 취합하고, 사람들의 이야기, 사진 자료들을 모았다. 그 모든 것들을 담기에는 부족했지만, 빌 게이츠의 자신감을 읽었다.




언제 적 빌 게이츠인가. 그는 아직도 건재하다. 비록 최고경영자의 자리는 물러나고 회장의 자리에서도 물러났지만 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살아 있는 그의 역사, 그 역사의 시작을 알 수 있는 것이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막연한 그의 시절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있게 했던 창업 멤버 중 한 사람인 폴에 대한 이야기다. 흥미로운 인물이다.


"하지만 폴과 나는 사업체를 구축하길 원했다. 수많은 한밤 토의를 통해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개인용 컴퓨터가 점점 더 저렴해지고 기업과 가정으로 확산됨에 따라 고품질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도 무한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392쪽, <소스 코드: 더 비기닝> 중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진 빌 게이츠의 이야기,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모두 14장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14장은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소스코드'다. 마지막 '레드 카펫'을 향해 걷듯 글들이 일어난다. 이 책 속에서 10대와 20대 빌 게이츠를 만난다.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는 열정을 보여준 빌 게이츠.


<소스 코드: 더 비기닝>에서 그의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의 시작을 만날 수 있다. 부모님의 결혼과 그들의 성격, 가족의 형성과 관계, 치리오 의식, 레이크사이드 학교생활, 그리고 대학과 프로그램 개발. 마이크로소프트의 탄생으로 이야기가 구성됐다. 가족과의 좋은 유대관계 속에서 자란 빌 게이츠지만 한편으로는 모험적이고 열정적인 빌 게이츠. 그런 그의 다양한 기질이 학교를 휴학하고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끌었다.


친구들과 여행, 독서, 가족행사 등 상호 이해와 포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고, 그리고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그에게는 있었다. 빌 게이츠의 말대로 그는 '운이 좋은' 소년이었다. 컴퓨터를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들에게는 있었고, 열정적으로 그것들을 활용했다. 결국 학교로부터 제재를 당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들의 일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빌 게이츠는 학교생활의 특정 규칙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일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질문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길을 찾아보려고 한 그의 성격을 또한 읽어낼 수 있다.


본인이 말하듯 조금은 오만하기도 하고 자만도 했던 시절을 만날 수 있다. 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꽤 잘 나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계속 다니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고, 자기 앞에 다가온 기회를 잡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엇을 좋아하고 있는지를 알았고,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그 모든 일의 시작은 그의 부모, 할머니에게서 비롯됐다. 성장과 배움이 가족 안에서 일어났고, 이웃들과 친구들 속에서 싹텄다. 특히 레이크사이드 선생님들에 대한 인상은 그에게 강렬하게 남았다.


"레이크사이드의 선생님들은 나에게 관점 변경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즉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라. 그것이 바로 세상이 발전하는 방법이다. 이는 감수성이 예민하던 나이의 나에게 본질적으로 낙관적인 메시지였다."-206쪽, <소스 코드: 더 비기닝> 중에서


이렇게 가족, 학교생활과 컴퓨터 프로그램 제작 스토리가 후반부를 채주는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각 장이 독립적이면서도 이야기가 연결된다. 회사 설립 지분관계에 대해서 폴에게 명확하게 제시하고, 자신이 더 지분을 가져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결단력을 볼 수 있다. 인정적이지만 냉철한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마트폰이 2007년 등장하면서 PC의 활용이 이전보다는 줄어든 상황, 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즈의 영향을 받지 않은 시스템이 얼마나 있겠는가. 애플의 OS가 있지만,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즈니스와 개인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의 기반을 만들기까지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문화와 창업가의 정신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업을 하며 어려운 것들은 동업자 관계, 법적 다툼, 투자, 회사의 상품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책 후반부에는 MITS가 처음 출시한 제품인 알테어 8800 소식을 듣고 거기에서 돌아갈 수 있는 베이직(BASIC)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했다. 개인용 컴퓨터 혁명의 '여명기'에 그들은 그곳에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MITS를 위해 밤새우며 일을 했다. 그와 동시에 회사의 모습도 구체화시켜 나갔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라는 회사명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밝히고 있다.


"당시 누군가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으면, 나는 소프트웨어 팩토리의 비전을 설명하거나 그저 전 세계 모든 개인용 컴퓨터에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393쪽, <소스 코드: 더 비기닝> 중에서


어느 날 이렇게 커진 '제국'을 지켜보면서, 야망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에 그때 어이없는 표정을 지은 사람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사업의 기회를 만들어준 MITS였지만, 제대로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비용 지불을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한 빌 게이츠. 세밀하게 준비하고 주변의 이야기들을 모아 소송을 준비한 덕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만약 그때 마이크로소프트가 MITS와의 법적인 분쟁에서 졌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 것 같은 다툼이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김으로 해서 베이직 소스코드의 소유권을 되찾았다.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은 한 사람의 인생 자서전이기 전에 개인용 컴퓨터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빌 게이츠가 컴퓨터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착실하게 성공의 길을 다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2000년에는 재단을 설립하고, 2019년에는 넷플릭스에서 리미티드 시리즈로 <인사이드 빌 게이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설립한 재단을 통해 질병과 환경개선을 위한 백신 개발, 국제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에는 한국을 찾아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에 대해서 국회에서 연설하고,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 책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창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열정, 집중력 말고 더 필요한 게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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