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12가지 원칙 - 불안한 영혼을 위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내면 수업
마크 마토우세크 지음, 이지예 옮김, 랄프 왈도 에머슨 원전 / 한빛비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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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기획 때문에 등장한 책이기는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시기적절하다고 본다. 자본주의가 더욱 곤고해지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 전쟁으로 세상이 아우성이고, 고물가 속에서 또 허우적 거린다. 교육은 또 어떤가. 서비스 상품으로 전락하지는 않았는지. 생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만들기 위해서 각자 고군분투한다. 있는 사람은 더 갖기 위해서 그렇고, 없는 사람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몇 배로 더 몸을 희생한다. 

세상은 이렇게 오늘도 아우성 속에서 굴러간다. 별일 없어 보이고 평온해 보인다. 그럼 그 속은 어떤가. 빠져나올 수 없는 굴레 같지 않은가. 아니면 빠져나와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사회구조인가. 도시를 떠나 한적한 곳으로 가서 살고 싶어도 돈이다. 포기할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지만, 포기가 안 되는 것도 이유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생각과 삶을 담은 책 <인생의 12가지 원칙>은 그런 마음의 분란스러움 잠재워준다. 어디에 더 마음을 써야 할지를 일깨워준다. 삶에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도 다른 면에서 보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과 가지려고 애쓰는 것들은 또 어떤가. 


불행함을 느끼기보다는 감사함을, 상실감보다는 새로운 기회라는 것을 마음에 더 가져다 놓고 살 수 있을까. 주변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그것이 내게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느끼면 되는 것인지, 공감하며 아파하는 게 맞는 것인지. 나만 잘 챙겨 살면 되는 것인지. 나의 아픔과 고통은 누가 그렇게 같이 공감해 줄 수 있을까. 


받으려는 마음보다는 마음을 줄 수 있는 것에 더 마음을 두고, 그렇게 더 줄 수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낼 일이다. 


다툼보다는 이해와 공감으로 말이다.


얼마 전에 계약서 작성 문제로 마음이 곤란해졌다. 일방적으로 내게 불리한 문구가 들어 있는데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인을 했다. 돌아오면서 야 다시 볼 수 있었다. 별일이야 있겠냐 싶은 가벼운 생각이었다. 이미 내가 내린 결정을 철회할 수가 없었다. 다른 분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날인을 거부했다. 각자의 선택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동조하지도 못했다. 나는 옳은 것을 선택한 걸까. 내게 주어진 기회를 날리고 싶지 않았다. 더불어 그런 선택을 한 분의 마음에 동조하지 못한 마음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이미 내린 선택과 결정으로 피해를 만들어야 할까. 


"에머슨은 억울함이 아닌 감사함을 상실과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우리를 가르친다. 자기신뢰는 우리에게 진정한 감정을 억누르라고 청하거나 우리의 비통함을 그럴싸해 보이는 다른 것으로 덮으라고 하지 않는다. 에머슨은 감사가 우리의 정서적 삶에서 초월적인 관점을 유지하게 해주는, 절망을 치료하는 해독제라 이야기한다."-214쪽, 불안한 영혼을 위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내면 수업 <인생의 12가지 원칙>


충분히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밖에 있는 것들을 갖고 오려고 애쓴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말한다. 내가 갖고 있는 나만의 독창성을 발견하는 것이 첫 번째 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디 그럴만한가.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다른 무엇을 찾는 것보다 급선무다. 나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것들에 우리 영혼을 저당잡히지 말자고 일러준다. 약점에서 강점을 발견하고, 억울함을 감사로 바꾸는 것도 중요한 삶의 태도이다. 


인상적인 것은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과 다른 주장들이 많다. 그래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다양한 인생관이라고 여기고 따져본다.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생활태도를 통해 나의 관점을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연약함이나 부족함, 결함 같은 것들에 갇혀 무너지지 말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한 것들을 오히려 삶의 버팀목으로 삼아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지금 이 시대에도 통하는 말일까 하고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은 얼마나 다르냐 말이다. 자연이 사라지는 세상 속에서 자연이 주는 힘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파괴하고 있는 현실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인생의 12가지 원칙>은 우리 인생 불행의 근원이 어디에 있으며, 다시 원래대로 가기 위한 길이 어디에 있음을 알려준다. 물질만능주의 시대, 정신건강 회복 만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임을 12가지 이야기로 정리했다. 이 책은 복잡한 마음, 경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영양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요즘같은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있다보니 저자들의 질문에 관한 이야기에는 더 눈길이 간다.


"왜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별 성과가 없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자연은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절대 전부 보여주는 법이 없고,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계획을 결코 다 드러내지 않는다. 자기신뢰에 관해서만큼은 '왜'보다는 '어떻게'를 묻는 것이 개인적인 성장에 있어 더 좋은 질문이다. 행동과학에서도 우리가 '어떻게'에 주안점을 둘 때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목표'지향에 '실행'지향이 더해질 때 성공의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다."


-128쪽, <인생의 12가지 원칙>중에서


이 책의 저자, 마크 마토우세크는 교육자와 강연자로 활동하면서 에머슨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떤 점을 챙겨야 할지 이야기한다. 에머슨의 말을 빌려 그는 주어진 오늘의 삶, 내게 닥친 현실을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상실과 고통을 감사로 감내하라는 것이다. 고난이 찾아오거든 극복하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들, 나눠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설레게 하는 것은 영혼이다. 영혼 없이는 인생의 시험과 고난에 바스러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초월적이지 못한 채로 물질주의자들의 가치관에 억눌려 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현실주의를 가장한 비관적 세계관에 고통받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변화를 받아들인다면 윌리엄 블레이크가 확신하듯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던 것들의 용광로가 별안간 생명의 원천이, 인류의 도약이 될 것이다.":-209쪽, <인생의 12가지 원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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