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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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콘셉트의 책이 등장했다.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시집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어 관용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할 것 없이 이게 다 들어가 있는 게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다. 영시 원문과 해석본, 그리고 그 시에 담긴 의미를 풀어낸 글과 일상에서 써봄직한 표현들까지. 좀 과하게 표현하면 꿩먹고 알먹고.


시, 삶, 사랑이라는 단어에 들어가 있는 공통적인 글자 '시옷'. 이 시옷에 담긴 수많은 감정들을 서른 명의 시인들의 시 속에서 건져내 흰색 도화지에 펼쳐 놓은 게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다. 


사랑, 삶, 시 거기에 뭘 더해볼 수 있을까? 쉼과 숨은 어떨까.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어 교수법을 가르치고 기업체에서 '다양성' 강연을 하고 있는 조이스 박은 이 책에서 삶 속에서 부딪히는 사람들 속에서 퍼져 나오는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보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사랑의 감정 속에 감춰진 미움과 시기 질투가 어떻게 삶의 운명을 조정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시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또한 식욕 하나가 경험에 대한 욕망으로, 상처를 회복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그리고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렇게 욕망은 잘 키워나가면 삶으로 승화된다. 당신은 심장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아팠던 적이 있었을까? 어떤 결핍이 당신의 심장에 구멍을 내었을까? 삶은 욕망을 모두 채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잘 다스려서 키워낸 마음의 살로 심장의 구멍을 채우는 일임을 당신이 알게 되어, 살이 있어 욕망하고, 욕망하므로 살아 있다 할할 수 있기를 바란다." -162쪽.


어려운 영시가 아니라 다소 쉬운 영시들이 마음에 부담을 덜 주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넘겨보게 하고 영시 속 문장을 생활영어로 써볼 있도록 안내한다. 물론 영시보다는 해석이 먼저 더 눈길이 간다.


이 책은 사랑, 존재 삶의 언어로 나뉘어서 서른 개의 시를 소개한다. '혼자'와 '사랑하는 자들은'이라는 씨를 쓴 사라 티즈데일, '파랑새'를 쓴 찰스 부코스키 등 시인들이 말하고 싶은 사랑에 대한 정의와 감정들은 삶의 불행을 불행으로만 머물지 않게 한다. 


사랑의 시작과 끝은 어떻게 흐르고 방향을 트는지 들여다볼 시간을 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들 삶을 흐르는 물에 비유한다. 이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흘러가는 물을 보며 감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의 화자는 흐르는 물가에 서 있다. 삶이 흐르는 물과 같다면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냇물도 그 삶의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마치 제3자인 것처럼 자신의 삶을 관망한다."-234쪽


봄은 가까이 왔지만 마음은 아직 멀었다. 마음속 재잘거림이 필요한 시간,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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