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드라마를 보기는 어렵지만 한 번 푹 빠지면 안 볼 수 없다. 스케일도 크고 등장인물도 외우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면, 전반적인 제작방식과 흐름을 이해랄 수 있다. 한국 소설을 위주로 책을 보다가 뜻하지 않게 마주한 장편소설은 이야기 시작단계부터 회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까지도 그 느낌을 놓칠 수 없다.



"자고로 사내는 천을 정벌하고 여인은 사내를 정복하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지금의 왕현은 이미 지난날의 연약한 여인이 아니었다. 이제 나는 세상 사람들이 감히 나를 얕보지 못하게 할 것이며, 그 누구도 내 운명을 죄지우지 할 수 없게 할 것이다."-67쪽



배신과 거짓이 교차하는 궁궐의 일상은 역사 드라마 속에 들어가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교하게 짤 짜여진 세트장에서 몰래 그들이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이게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드는 인물간의 대립과 질투가 느껴진다.



사랑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기와 자담, 아무는 돌고 돈다.



" 이 순간의 그는 더 이상 전지전능한 예장왕이 아니었다. 그저 다른 이와 마찬가지로 감정과 눈물이 있는 범부이자 무력한 낭군이요.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누지 못하는 아비였다. 그의 차가운 얼굴 아래 감춰진 고통이 두려움이 또렷이 보였다. 소기는 이대로 헤어져 영영 못보게 될까 봐, 내가 출산의 고통을 견디지 못할까 봐, 그가 돌아올 때까지 내가 버티지 못할까 봐 두려운 거이었다. 그러나 집안과 나라, 둘 중 하나는 희생해야 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래야만 했다."-293쪽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권력을 뺐기지 않으려는 소기의 전략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그리고 소기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를 지켜보고 그의 심리적 상태를 전달한다. 살아 남기 위해 적을 죽였으나 다시 위험해 처해지는 상황은 돌고 돈다. 누구도 헤칠 수 있는 자가 없고 운명을 좌지우지 할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정말 그런가.



TV 드라마 세트장 속으로 들어가 직접 확인해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