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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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의 권력 투쟁기라고 해야할까. 수많은 등장인물 속 유독 눈에 띄는 인물, 왕현과 소기, 자감 이 세 사람이 운명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 권력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해져야만 했던, 강해지라고 했던 자의 권력을 도모하기 위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과정속 벽을 깨고 나가는 여인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책 속에서는 사람의 본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가의 라인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소설 속 인물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향한 메시지는 아닌가. 우리가 그렇게 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선하든 악하든, 사람은 누구나 지키고자 하는 것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는 법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침범당하면 목숨을 내걸고 온 힘을 다해 지키는 것이 당연했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이같이 참담한 화를 당하는 광경을 목도했다면, 나 또한 남은 생을 모두 바쳐 복수할 것이다."-154쪽



2부로 구성된 이 상권에서는 소기와 왕현이 만나고 이별을 하는 순간의 경계에서 이야기가 더 깊이 들어간다.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싸움에 나서는 왕비 왕현은 오늘 우리 시대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팔자를 잘못 타고나도 운명에 순응하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며 일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가장 가엾은 것은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좋은 뜻은 높지만 타고난 팔자가 더없이 기구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걸음마다 가시밭길이 펼쳐져 뚫고 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 갇혀 죽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238쪽



피바람 이는 현장에서 가족들의 삶을 지켜본 왕비는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익혀나간다.



"나는 소기를 똑바로 응시했다. 순간 생각이 어지럽게 얽혔다. 그는 이 순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이다. 내가 그가 말한 '제왕 패업'에 담긴 뜻을 알듯이.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어머니 처럼 평생 안락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는 규중의 유약한 여인이 되기를 원할까? 아니면 여전히 그의 곁에 서기를 원할까?"-263쪽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삶과 죽음의 길, 고모 조차도 안심할 수 없다. 자신을 의심하는 고모, 고모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교차하면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제왕업. 다음 편은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까. 살아 있는 권력에 사람이 모이고 죽은 권력에는 단호히 그 곁을 떠나버린다는 것을 안 왕현.



소기는 그런 왕현에게 다른 여자는 맞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과연 그 약속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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