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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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다고 말한다면, 나는 이곳에서 계획을 하루에도 몇 번씩 수정하고 바꾼다고 대답하고 싶다. 모든 게 생각대로 딱딱 맞춰서 진행된다면 감사할테지만 녹록지 않다. 그러나 좌절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바다처럼 유연하게 대응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곳에 떡하니 도착해있을테니 말이다."

-135쪽


해운회사의 콘테이너 2등 항해사의 승선 에세이. 93년 생 김승주는 배를 탄 후 바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자를 뽑지 않는 곳까지 지원을 하며 자신의 배에 올라탔다. 빨리 가려고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았다. 여유로운 시간에 몸을 맡기고 앞에 놓인 일을 해나갔다. 배에서 마주하는 아침과 저녁, 그리고 긴 항해 끝에 내린 육지에서의 일상. 그 소중한 시간들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관례, 적당주의가 삶에 던지는 파문은 실로 엄청남을 배를 타면서 배웠다. 각자에게는 주어진 역할이 있고 곧 타인의 생명, 재산과 직결된다. 나의 나태가, 나의 게으름이 타인의 삶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시을 오늘도 다시 되새긴다. "

-159쪽


3만여 톤에 이르는 배에 실린 컨테이너들을 무사히 입항할 수 있도록 긴장된 삶을 살면서도 마주하는 무지개와 홍콩의 야경은 삶의 즐거움이다. 아무다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일상을 맘껏 누리며 삶을 사는 저자의 앞일을 응원한다. 


"정답은 없다. 오른쪽으로 피하든 왼쪽으로 피하든 잠시 속도를 줄였다 가든 충돌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위험이 감지된 순간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 일단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면 길은 계속 이어져 있고, 이내 다음 갈 길이 보인다."

-49쪽



넓은 바다를 헤쳐나가는 배 위에서 인간의 존재는 어떤가. 배 위에서 마주하는 자연은 위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매일의 삶이 새롭다. 가볍게 넘길 것이 하나 없다. 무사히 오늘을 보내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타인의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 위에서 깨닫고 오늘도 배를 탄다. 


"그저 오늘 이 순간, 주어진 일이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기 때문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바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두려고 노력했다."

-154쪽


지친 하루에 포기하고 싶은 일이 있는 날에 위로를 건네는 메시지를 만나보자.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떻게 새로움을 만날 수 있는지 고민되는 날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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