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나쁜 인간 - 도덕은 21세기에도 쓸모 있는가
이든 콜린즈워스 지음, 한진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도덕이란 게 일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바꾸기가 힘들다는 점은 이해한다. 그리고 남성이 정당성 없는 혜택을 누린 도덕적 불공평함이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이런 상황이 바로잡히지 않을 거라는 점도 알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나는 여성에게 계속 새로운 기회가 생길 거라는 믿음만큼은 버리지 않았다. 내가 여성이라서가 아니다. 내가 이성적인 존재이고, 인류가 이중잣대를 사용하며 절반의 인력을 낭비하는 일을 멈추는 것이 이성이 나아갈 합당한 방향이기 때문이다."-본문 191쪽 중




나는 개인적으로 인터뷰식 혹은 사례 나열식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좋다. 특히 다각적인 시도를 엿볼 수 있는 그런 글이 좋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한빛비즈에서 출간한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이 책은 도덕과 윤리의 관점에서 우리가 사는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현장감 있게 마주할 수 있게 해 준다. 언론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저자가 자신의 회사를 만들고 이후 중국과 영국 등을 오고 가며 사회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들을 불러내어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론과 현실의 경계에 머무는 도덕과 윤리에 대한 적극적인 탐구태도는 독자로 하여금 조금 더 한 발 가까이 인간의 본성을 파악해볼 수 있게 해준다.  




독자들은 '도덕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 시대에 쓸모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저자 이든 콜린즈워스의 여정, 전체 5부 2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섹스, 동성애와 인간 도덕성과 관련한 다소 거북스러운 질문과 인터뷰이들의 답변과도 마주한다. 그러나 그런 질문들은 문제들을 조금 더 열어보고, 오늘 디지털 시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원인과 해결방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를 모색하게 해준다. 같은 문제라도 다르게 처리하는 방식이 나라별 생활방식과 습관에 따라 일어나고 있음을 대략 인식을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구체적인 차이가 어떤 것인가를 알게 해준다. 




우리는 식량과 에너지의 원천과 도덕관념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사회에 흘러들어와 한동안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도덕관념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우리가 무엇을 찬성하고 무엇을 반대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남부의 노예제도는 주로 경제적 상황 탓에 생긴 문제라고 봤다."--본문 274쪽 중 




그렇게 1년간 저자는 DNA 조작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에  인터뷰어로서 인터뷰이들을 만나며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게 하는 게 무엇이며 그렇게 해 놓은 일들에 대해 인간 스스로 어떤 책임을 지려하는가에 대해서 묻는다. 보다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은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피하거나 어쩔 수 없는 문제로 놔두는 게 아니라 좀 더 관심을 갖고 질문과 답을 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이 같은 시도는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한 번 이 같은 방식의 질문과 답을 찾아보는 시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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