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설레는 마음
이정현 지음, 살구 그림 / 시드앤피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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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사랑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함부로 사랑하세요.

미적지근한 사랑은 받는 이의 사랑도 

미적지근하게 하는 법입니다. 

-본문 83쪽 중


사랑을 재촉하는 마음이 곳곳에 가득하다. 아쉬운 시간을 남겨두지 말고 사랑하라고 한다. 수많은 조건의 사랑과 그 사랑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치 하루 세 번 복용하는 약봉지에 적힌 단어처럼 다가온다. 


"데워지지 않는 주전자를 붙잡고 불만 때는 게 사랑인가요."






<함부로 설레는 마음>의 저자, 이정현은 문을 열고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 앞에서 노크만 하고 가는 사람의 사랑, 그게 사랑인가? 냐고 묻는다. 수많은 인연 속 그 여자 그 남자의 사랑이 가득하다.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지 못하고 사는 삶은 멋도 맛도 없는 삶이다. 떠난 사랑을 그리며 마음 구석이 아늑한 곳으로 남아지길 기대한다. 지금의 삶 가운데 맞이하고 있는 순간들이 사랑의 시간인가 의문이 든다면 설레는 마음속 그 마음이 내 마음은 아닌지 확인해볼 일이다. 혹 떠난 사람을 두고 여러 복잡한 마음 가운데 있는 사랑이 있다면 그 또한 다르지 않다. 사람과 사람, 친구와 가족 등 많은 관계 속 인연을 통해 살아가며 겪는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들려준다.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여운보다 떨림에 살아야지.

지나온 시간은 길고 지금은 짧으니

다가올 떨림을 놓치지 않도록.-253쪽 중


마음을 잡으라고는 하지만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그건 무슨 마음일까. 어떤 마음들 가운데 그런 마음이 있을까. 함부로 설레도 되는 마음. 작가 이정현의 사랑 에세이 함부로 설레는 마음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작가 이정현은 때로는 안절부절, 때로는 두근두근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설레는 마음을 달랜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삶의 공간에서 적절하게 맞춘다. 


시랑해야지.

사랑을 해야지.

나를 더 사랑해야지.

외로움이 낯설지 않을 만큼.

사람에 베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172쪽 중


사람과 가장 가까운 것이 사랑이 아닌가. 글자 받침 하나 다를 뿐이다.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나를, 그리고 상대를.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 후회 없는 사랑, 미련 두지 않는 사랑을 할 시간이다. 다시 또 올 그 시간을 맞기 위해 물러나지 않는 마음의 태도가 필요하다. 


"창이 북향이라 햇살이 들지 않는 대신 사람 소리가 난다. 그렇지만 밤에는 혹여 사람이 들이닥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그 작은방은 어떤 마음을 닮았다. 내 방에 누가 들어올까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낮은 곳에서 사람의 곁에 있고 싶어 한다." -127쪽


밍밍한 오후, 가슴 뛰게 할 이야기로 채워볼 일이다. 사랑할 시간에는 사랑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나이를 허투루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계절에 설레고, 추억에 설레고, 사랑에 설레고 사람에 설레는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책 속에 담긴 일러스트는 살구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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