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2 - 열두 명이 사라진 밤,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탁의 소설 미래에서 온 살인자 <곰탕 1>에 이은 열두 명이 사라진 밤 <곰탕 2>를 맛있게 먹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빨리 읽어내고 싶었지만 아껴두고 읽었다. 사실은 인물관계 파악하면서 읽어내려 하니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무슨 맛이라고 해야 할까. 입안에서 다시 씹어보고 싶은 맛이라고 해야 할까. 일생에서 우리가 다시 다른 시간으로 가보고 싶다면 어떤 시간이 있을까. 많은 반찬이 있어서가 아니라 밭에서 막 해 온 것을 가지고 저녁을 만드시던 어머니의 그 저녁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곰탕은 대종상 시나리오상 후보 경력을 갖춘 영화감독의 첫 장편 소설이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은 작가의 의도가 뭐지,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거지, 하는 생각을 가져볼 때가 있다. 곰탕은 때로는 진한 맛을 보여주다가도 다시 무슨 맛일까 하는 생각을 빠르게 빼앗아 간다. 그게 아마 장편소설의 스탠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환은 언제나 그 여름에 있다. 그곳에서 순희를 만나고, 강희를 만났다. 그리고 바라를 바라봤다. 그들은 언제나 열아홉이었다. 이제 곧 예순이 되는 우환은 그토록 눈부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매일 만났다." -<곰탕 2> 357쪽 중


굳이 무슨 스토리인가 더 쓸 것은 아니다. 먹어보지 않고 맛을 알 수 없듯 읽어보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이 떠든다고 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을 터다. 영화감독의 소설이어서 그런지, 그런 선입견 때문인지 작가의 글은 독자로 하여금 글을 읽으면서 공간을 그려보고 인물의 표정을 떠올리게 된다. 바아에서나 건물 안에서나 그가 말하는 공간을 그렇게 그려보게 된다. 


음식 한 그릇이지만 그것이 누구와 먹는 것인가에 따라서 맛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곰탕이라도 누구와 어떤 자리에서 어떤 시간에 먹는가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그것이 아버지, 부모라고 하면 또 어떤 맛일까. 진한 그리움이 그 곰탕 한 그릇에 들어 있었다. 


작가는 그 맛을 다시 불러오고 싶었고 함께 맛을 느껴보고자 이 곰탕 두 그릇을 내놓은 게 아닐까. 어머니가 보내주시던 그 곰탕을 아버지와도 함께 먹었으면 했던 그 바람을 이 책에 담아 내놓은 작가의 마음을 읽어낸다면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음식이 좀 더 다르게 보일 것이다. 


곰탕 맛을 찾아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환상 여행길을 함께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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