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남자 - KI신서 916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뒤바뀐 시간의 대차대조표


제목을 봐서는 타임 마케팅에 대한 책일까 생각을 했지만 사람이 아닌, 남자, 남자 여자 구별이 되어 있는 것에는 뭔가 다른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싶어 다른 류의 책이라고 생각을 고쳤다. 남자보다는 시간에 무게가 가 있는 책. 그리고 그 시간은 사람의 존재 원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시간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책. 원제는 Time Seller.


‘시간을 파는 남자’는 기존의 시간관리에 대한 그런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줄거리를 끌며 책의 일정 분량을 채우려고 하지 않았다. 비싸게 팔기 위해 책의 장식에 무게가 가 있지도 않다. 시간, 그 뒤에 숨겨진 시간의 의미, 주객이 전도된 우리 일상의 삶에 대하여 유머스럽게 표현을 해주는 책이다.


시간을 파는 남자는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 그 시간을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데 소비하고 있으며, 그 시간의 이면에 숨겨진 일상의 생활에 대해서 지적을 해준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책이다.


첫 장에서 주인공의 영문약자를 만난다. 이 표시는 저자의 독자를 위한 시간 단축의 배려표시이다. 등장인물의 주변 이야기도 축약되었다. 주변인물에 대해서는 읽는 이에게 상상으로 맡기며 지면을 절약해주며 시간을 남겨둔다. 시간을 파는 남자 답다.


다른 이야기를 더 하는 것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부분, 저자가 의도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아가는 동안 그 인생의 시간’에 대한 대차대조표가 아닌가 싶다. 시간에 대한 역발상,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정말 필요한 곳에 쓰는 것인지 말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각자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유스럽게 쓰지 못하는 시간, 왜 사람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지 의문을 던져준다


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나오신 은사님 한 분이 축사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 자유를 누려라!. 이제 자유를 느껴야 할 때, 억매이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살아온 날 보다 더 소중한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시간’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TC로 표현되는 한 남자가 오줌통 용기안에 5분의 시간을 담아 파는 것에서 시작하는 이 이야기의 끝을 따로가보다보면 혼자 웃음도 나고, 오늘 삶의 활기찬 에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를 만들어줄 그 시간, 시간의 노예가 아니라, 시간의 주인이 바뀐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떠한 지혜로 살아가야 하는 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자유를 던져줄 것으로 본다.


우리에게 씌어진 굴레를 벗어야 할 때이다. 내 시간 속에 ‘헛’ 짚고 사는 부분은 없는지 돌아본다. 변명 중에 가장 어리석은 변명이 시간이 없어서라고 그러는데, 참 특이한 구성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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