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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느곳에서 벌어지고 있는가?
미국이 파산하는 날 - 서구의 몰락과 신흥국의 반격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등 세계의 경제위기는 깨끗하게 해결되지 못한 채, PIGs 국가들의 경제위기 등으로 연결되어오다가 최근 미국의 신용긍급하락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서평단으로 경제/경영서적을 읽다보니 이러한 일련의 경제위기로 인하여 그동안 전세계가 추구해오던 경제체계를 돌아보는 흐름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침 이번 달에 읽게된 두 권의 책,  '미국이 파산하는 날'과 '경제학의 배신', 역시 기존 경제체제에 대한 뒤돌아봄(반성이라고 쓰지 않은 잉는 뒤에 나올듯)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두 권의 성격이 사뭇 달라서 비교해가면서 읽을 수 있었다.(서로 두 리뷰를 링크해두려고 하니까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 '미국이 파산하는 날' 역시 일련의 경제위기가 들려주는 신호음을 기초로 미국 위주의 세계 경제 질서와 미국의 지배권이 몰락하고 있다는 경고와 그 원인을 논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How the west was lost' 로 정확히는 미국이라기 보다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구사회의 몰락을 이야기하고 있다.(왜 제목을 한국판 제목을 미국에 한정 지은 것으로 바꾼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산업혁명으로 세계의 물질적 생산과 발전을 주도하던 서구의 몰락이라는 역사의 한 챕터가 바뀌는 순간에 주목한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였겠지만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춘 이후로 전세계의 주식시장은 충격적인 하락을 기록 하고 있다. 물론 그 이후로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발권 국가인 미국이 부채를 갚지 못할 일은 전혀 없는데 신용등급을 하락시킨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거나, S&P와 무디스 그리고 그 배후세력의 파워게임으로 해석한다거나 하는 반론이 제기되고 S&P가 미국내에서 여러가지 불이익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어서 신용 등급 하락이라는 사건이 미국의 몰락을 뜻한다고 볼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미국의 쇠퇴를 단기간에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책은 미국은(서구는) 몰락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과연 그 원인은 무엇 일까를 고민하고, 거기에 그 몰락을 방지할수 있는 방안까지 모색하려고 하고 있다.  글은 쉽게 읽히고 읽는 재미도 있어서 읽다보면 주워듣는 것도 많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원인이 명확하게 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에 대한 해결책도 명확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 책이다. 
이 책이 언급하고 있는 몰락의 원인은 그야말로 방대하고 나쁘게 말하면 잡다하다. 마치 대처가 영국병을 언급한 것과 같은 과도한 복지와 연금 등으로 인한 미국 기업의 경쟁력 하락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금융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이야기 하는 듯하다가, 서구는 애써 R&D로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는데 후발국은 여기에 살짝 무임승차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모든 사례를 반박하기는 힘들지만 한가지만 예로 들면 서구기업이 애써 R&D 에 투자하여 신약을 개발하면 후발국에서는 카피상품으로 수십분의 일 가격으로 공급해버린다고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건 정말 눈가리고 아웅인 것이 신약이 나오면 그 개발사는 특허로 일정기간 이상 독점판매를 하여 개발비 이상을 벌어들이게 되고 그 기간이 지나서야 그 제조방법을 이용한 카피약(실제로는 카피라고 안하고 제네릭이라는 점잖은 용어를 사용한다. 왜냐면 불법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이 저가에 유통된다. 이러한 사실을 쏙 빼놓고 그런 카피 행위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니... 무지와 왜곡의 양갈래길에서 방황하는 것 같다. 그 밖에 중국의 대출전략, 즉 미국 국채를 사줘서 미국이 그 돈으로 자국의 공산품을 살수 있게 해주기 위한 전략을 쓰고 있는데 미국이 여기에 놀아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사건에서 볼수 있었듯이 미국이 넘어지면 막대한 미국 채권을 쥐고 있는 중국 역시 안전할 수 없는데, 이러한 점을 외면하고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 밖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물건을 사는 정신력의 해이 문제 같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왜 이렇게 애써 쓴 글이 제대로 된 원인을 짚어내지 못하게 된 것일까? 아마도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서구사회의 몰락을 안타까워하면서 어떻게든 이를 늦추거나 막아볼 방법을 찾아보고 싶은 심정인 듯하다. 그러면서도 서구가 만들어낸 시스템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다. 무언가 잘못 되어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근본적인 부분부터 바꾸지 못하면 몰락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원인분석이 중구난방이고 앞뒤가 맞지 않게 된 것 같다.  
물론 이 시점에서 어느 누구의 분석이 정답을 말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의 논거를 가지고 명확히 아는 것들을 제거해가면서 풀어가야 그나마 진실에 접근할 텐데 결론을 정해두고 풀어가다보니 아쉬운 상태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보면 근본적인 원인을 건드리지 못하는 현 상태를 보여주고 싶어서 책도 근본 원인을 일부러 외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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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쟁은 어느곳에서 벌어지고 있는가?
    from 대나무숲 2011-08-22 12:04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등 세계의 경제위기는 깨끗하게 해결되지 못한 채, PIGs 국가들의 경제위기 등으로 연결되어오다가 최근 미국의 신용긍급하락으로 이어져오고 있다.서평단으로 경제/경영서적을 읽다보니 이러한 일련의 경제위기로 인하여 그동안 전세계가 추구해오던 경제체계를 돌아보는 흐름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침 이번 달에 읽게된 두 권의 책, '경제학의 배신' 과 '미국이 파산하는 날', 역시 기존 경제체제에 대한 뒤돌아봄(반성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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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원인을 건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다.
경제학의 배신 - 시장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라즈 파텔 지음, 제현주 옮김, 우석훈 해제 / 북돋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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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등 세계의 경제위기는 깨끗하게 해결되지 못한 채, PIGs 국가들의 경제위기 등으로 연결되어오다가 최근 미국의 신용긍급하락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서평단으로 경제/경영서적을 읽다보니 이러한 일련의 경제위기로 인하여 그동안 전세계가 추구해오던 경제체계를 돌아보는 흐름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침 이번 달에 읽게된 두 권의 책, '경제학의 배신' 과 '미국이 파산하는 날', 역시 기존 경제체제에 대한 뒤돌아봄(반성이라고 쓰지 않은 잉는 뒤에 나올듯)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두 권의 성격이 사뭇 달라서 비교해가면서 읽을 수 있었다.(서로 두 리뷰를 링크해두려고 하니까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경제학의 배신은 사태의 본질을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 때문 이라고 보고 있다. 이 시각에 의하면 인간이 원래 이기적인 존재라면 이런 상황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봐야하는 것 아닌가 싶어지기도 하는데, 문제는 앞에 줄인 말이 있다는 점이다. 사태의 본질은 '(기존 경제학에서 설정한)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린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경제 이론과 시스템을 추종하다가 오늘날과 같은 파국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사례와 설명들이 잘못된 전제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것을 하나 소개한다. 다들 알다시피 법인 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존재로 회사를 설정하고 있는 개념이다. 그런데 법인을 법적인 해석과 마찬가지로 '정말 사람이라고 상상했을때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결론은 정말 상종하기도 싫고 사회에서 격리시켜야할 사이코패스 급의 사람으로 평가할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소개되고 있다. 과연 왜일까? 그 원인이 이윤추구만을 최우선의 목표로 한다는 인간상에 비롯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기업의 잘못된 본성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 문제로 이어진다. 가령 환경문제를 살펴보면 우리는 측정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큰 댓가를 치를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을 현실에서 저지른다. 각 개체들의 입장에서 좁혀 생각하면 이윤추구를 극대화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인데, 단순화 시켜 생각하면 무료로 환경을 마구 오염시키면서 그 과정에서 생긴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이런 행태는 좀 떨어져서 보면 명백히 인간에게 손해이지만 이 기적인 개체들의 입장에서는 더 큰 비용으로 제재당하지 않는 이상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많은 일들이 이렇게 경제학에서 설정된 '이기적인 인간'의 자격으로 자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마치 현재의 인간들이 미래의 인간들에게 의무와 비용을 떠넘기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다.  (사실은 좀 더 일찍 발전된 선진국이라는 곳에서 후진국에게 떠넘기기도 하고 생산수단을 갖고 있는 부자가 가난한 자에게 떠넘기기도 하고 .. 이기적인 존재가 할수 있는 모든 종류의 떠넘김이 망라되어있다)  

이기적인 인간은 단순히 비용을 다른 개체에 떠넘기는 방법으로 함께 쓰는 것에도 눈을 돌려서 모든 것을 사유화(인클로저)시켜서 그로 부터 이익을 취하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우리의 자식사랑으로 보건데 인류가 우리 후손인 미래의 인류에게 이렇게 적대적인 행위를 할만한 본성이 아닐텐데도 이기적인 인간에 맞게 설계된 시스템은 우리를 이렇게 막나가는 존재로 만들고 있다.   

 

인간은 지적인 존재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수 있는 존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간혹 사회문제로 소개되는 피라미드 판매 조직이 떠올랐다. 한 사람이 5명을 끌어오면 그 5명은 각각 5명, 즉 25명을 끌어오게 되고 이렇게 피라미드가 쌓여가는 동안 최초의 한 사람은 계속 증가하는 수익을 맛볼수 있다. 그런데 인구는 한계가 있고.. 더이상 사람을 끌어모으는데 실패하면? 이렇게 조금만 생각하면 파국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수 있는 구조지만 인간의 탐욕은 합리적인 시선을 마비시키는 것이다.혹은 피라미드 쌓기가 실패할 것이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엔 계속 유지될수 있을 것이다라는 합리적이지만 탐욕적인 시선을 갖고서 이 끝이 보이는 시스템을 끌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직도 진행중인 최근 수년의 경제위기는 이러한 파국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지금이라도 새로운 전제, 즉 인간은 탐욕적인 질서를 극복할수 있다는 전제하에 새로운 질서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큰 정부, 국가의 개입, 민주주의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책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어보니 곳곳에서 기존의 질서와 새로운 질서 사이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부자감세, 복지예산, 무상급식, 의료민영화 등등의 소식이 타전되고 있다. 무엇이 잘못되고 있고, 무엇이 핵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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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기의 원인을 건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다.
    from 대나무숲 2011-08-22 12:04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등 세계의 경제위기는 깨끗하게 해결되지 못한 채, PIGs 국가들의 경제위기 등으로 연결되어오다가 최근 미국의 신용긍급하락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서평단으로 경제/경영서적을 읽다보니 이러한 일련의 경제위기로 인하여 그동안 전세계가 추구해오던 경제체계를 돌아보는 흐름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침 이번 달에 읽게된 두 권의 책, '미국이 파산하는 날'과'경제학의 배신', 역시 기존 경제체제에 대한 뒤돌아봄(반성이라고
 
 
 
[모든 것의 가격]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김홍래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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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고 전제하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것은 자신의 이익이 되는 것을 충실하게 선택한다는 의미이고, 여기서 이익의 기준은 가격이다. 따라서 가격은 경제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가격 결정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식으로 이어지는 뒷 이야기들은 여기서는 생략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러한 전제들이 맞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주류 경제학을순순히 받아들이는 편이다. 급히 예를 하나 만들어보겠다. 길을 걷는데 판촉행사로 경품을 나누어주고 있다. 몇개든 가져갈수 있을 만큼 가져가라고 해뒀다면 양주머니와 가방에 그득 담고 양손에도 집에서 가능한 많이 챙겨가는 것이 이익이다. 그런데 소개팅에 이상형이 나와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걷고 있는데 같은 조건의 판촉행사가 벌어지고 있다면 어떨까? 애써 무시하거나, 한개 정도만 받아 갈 것이다. 현실에서는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도 고려해야할 것이고, 그 경품의 가격이외에 체면과 같은 것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이 들면, 앞서말한 전제는 조금 수정되거나 부연설명 된다. 그러면 이렇게 될 것이다. '얻을수 있는 경품의 가격과 내 체면의 가격을 비교해서 더 큰 것을 선택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판단할때 이런 틀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것 같다. 이런 식의 보완을 거치면 주류경제학의 전제는 틀리지 않은 것이 될 수는 있는데, 그러다보면 애초의 인간의 판단 근거를 명확히 해주던 의미가 사라진다. 그 체면의 가치란 어떻게 측정할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사람(의 낯의 두께)에따라 그 가치가 다 다르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이러한 흥미로운 생각을 진지하게 정색을 하고 전개한다. 목차 자체가 쉽게 가격을 매기기 힘든 것들로 나뉘어있는데, 생명, 신앙, 미래와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도 포함되어있다. 그런데 이 책을 처음 펼쳐들었을때 기대했던 것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정가가 붙여있는 물건 같은 것과 가격을 측정하기 곤란한 것들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가격을 측정하기 곤란한 것들의 가격을 알 수 있다면...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는데 유용하게 이용할수 있겠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예를 하나 들자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 최근에는 투표를 하고 나면 고궁이나 시설물 이용할인권을 준다. 그러나 당일에 한하여 사용이 가능한데다가 다른 할인에 비해 크지 않아서, 즉 그 가격이 높지 않아서 투표를 하지 않으려는 귀찮음을 극복할 만한 유인이 되지 못한다. 만약 투표를 하고 그 투표확인증을 제출해서 연말 소득공제에 세액공제를 해준다면 어떨까? 이럴때 적정한 세액공제액은 얼마일까? 결국 답은 투표일에 투표장에서 줄을 선다는 행위 + 누군가를 고르기 위한 정신적인 노동의 가격을 안다면 적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정확한 가격을 알게 해주지는 않았다. 다만 상황별로 가격을 매기기 힘든 것들에 가격을 매기기 위한 사례들을 보여주는데 그 자체로 재미도 있고 여러가지 생각할 만한 꺼리를 많이 제공해준다. 가격을 매기는 일만 국한시켜서 생각한다면 이 책은 가격을 매기는 일에 도움을 준다기 보다는 오히려 가격을 매기는 일의 모호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준다.  

이 책의 미덕은 오히려 물질적인 가격으로 모든 것의 기준을 삼는 이때에 비록 가격을 매기기에는 힘들고 모호하지만 세상에는 '가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게해주는 것 같다. 방법보다는 새로운 시각을 소개받았던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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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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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이란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을 나타내는 말이다. 수백 수천번 백조를 본 결과 '모든 백조는 희다'는 결론에 도달 했는데 어느날 검은 백조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일을 말한다. 백조라는 이름 자체가 희다는 것이니 이런 일이 벌어지면 '검은 백조' 즉 검은 흰새 라고 불러야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 책의 전작이라고 할수 있는 '블랙스완'을 읽지는 않았지만,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그 현상을 잘 설명한 것으로 잘 알려졌으며, 마침 작년에 개봉한 '블랙스완'이란 영화가 아카데미상까지 받으면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개념이 되었다. 나도 그런 와중에 이 개념을 주워 들었고, 좀 더 깊은 이해를 하기에 도움이 되리라고 여기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150페이지 남짓한 짧은 이 책을 읽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많은 부분 전작을 읽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번에 말한 것과 같이... / ~~장에서 말한 대로 ' 이런식으로 나오는 부분이 무척 많아서 당장 접어두고 싶었던 순간이 무척 많다. 이러한 불친절 함에 또 한가지 사실을 더하면 이 책은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서 급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책의 페이지 숫자는 233까지 찍혀있지만, 본문은 70~221까지에 불과하다. 뒷부분이야 주석이라고 하더라도 앞의 70페이지 분량은 온갖 해설과 인터뷰로 채워져 있다. 가수는 정작 딱 2곡 부르는데, 사회자가 나와서 그 가수의 일상을 담은 비디오를 보여주고, 평론가가 나와서 가수의 가요사에서의 위상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시간을 잡아먹는 그런 느낌이다.  

한국에서 블랙 스완이라는 이름을 건 책을 판매하기에, 전작인 '블랙스완'이 나와서 2008년 경제위기를 예측했을때보다는, 영화제목이든 아니면 일본의 쓰나미와 원전붕괴라는 블랙스완 스러운 사건이 또 발생한 2011년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은 아닐까?  

전작을 읽지 않은 나의 과문함과, 전작을 읽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게 해놓은 책 내용의 불친절함, 그리고 이 시점에 한 몫 잡아보려는 출판사의 욕심이 결합되어서 책 내용에 대한 판단은 불가능하다. 언제 기회가 되면 다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평가해 보고싶다. 책을 두께로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온갖 사설로 양을 늘리지말고 차라리 '분노하라'처럼 얇은 책 그대로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천재지변도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말라는데, 이런 책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쳐 못한 내가 미련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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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는 틀렸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GDP는 틀렸다 - '국민총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지수를 찾아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박형준 옮김 / 동녘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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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다보니 KPI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Key Performance Indicator라는 건데 회사에서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지표를 골라서 일이 잘 굴러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볼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출, 순이익, 고객만족도 등 다양한 지수들이 주로 KPI로 활용된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에 익숙하지 않는다면 '성적'을 상상하면 되겠다.  

성적도 자세히 보면 늘 조금씩 바뀌고 다른 것을 요구한다. 어떤 때는 내신이 강조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전에는 없던 논술이 추가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성적이나 KPI 같은 것은 일단 정해지면 모든 사람이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잘못 정해진 이런 기준들은 우스꽝스러운 결과를 낳는다. 가령 어떤 회사가 매출 만을 KPI로 잡았다면 직원들은 회사에 큰 도움이 안되는 매출, 즉 팔면 팔수록 손해인 매출을 잡아서 목표를 달성하려고 할수도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GDP란 바로 잘못된 KPI같은 것이다. GDP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일부라도 해결하는 비용을 전부 계산에 넣기 때문에, 아무 문제도 없고 따라서 해결할 필요도 없는 상태보다 큰 문제가 발생하고 미해결이나마 비용이 발생한 것을 긍정적으로 표시한다. 환경문제가 좋은 예이다.  

이와는 성격이 약간은 다른 문제도 있다. GDP는 과연 우리의 '행복'같은 것을 표시해줄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혀 GDP가 카운트 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는데, 가사노동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GDP는 계산할 것을 하지 않고, 계산하지 말아야하는 것을 계산에 넣는 '문제가 많은 지표'이다.  

그러다보니 GDP의 숫자가 커지는 것을 절대적인 지표로 삼는 수많은 나라에서 GDP로 인해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기도 하고, GDP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호도하기도 한다. 우리가 1인당 GDP 1만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고서 바로 IMF구제금융을 받았던 것도 그렇고, 그 자체가 환률로 조작 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원치 않는 4대강 사업이 GDP로 잡힐 것이고 이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된다면 이 복구비 역시 GDP로 잡힐 것이지만, GDP 성장만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따라서 GDP 수치 올리기의 유혹을 손쉽게 뿌리치기란 힘들다. 이 책은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으로 스티글리츠를 비롯한 경제학자들에게 의뢰하여 이렇게 문제 많은 GDP를 대체할 만한 지표를 개발하자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의 보고서이다. 앞에 길게 내 나름대로 썼듯이 이러한 시도 자체가 우리가 쉽게 믿고 따르던 GDP의 한계를 보여주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의미가 있다. 나도 이 책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다만 그 결과물로 GDP를 대체할만한 그리고 GDP의 문제점을 보완할 만한 지수를 얻게 되면 좋았을텐데 사실상 GDP가 지닌 장점을 뛰어넘는 것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 싶다. GDP의 장점이란 직관적이고 쉽다는 점이다. 모든 국내 생산을 합한 다거나, 간혹 이를 사람숫자로 나눈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이 장점 때문에 GDP가 계속 쓰이고 있는 것이므로 이 지수의 단점을 보완할 새로운 지수를 위해서는 이 장점을 뛰어넘어야만 할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책으로서는 지루하지만, GDP를 다시 돌아보게해주어 우리의 지향점은 무엇인지 고민을 던져준 역할을 했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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