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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걷기 클럽 ㅣ 사계절 아동문고 108
김혜정 지음, 김연제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평점 :
[열세 살의 걷기 클럽](김혜정, 사계절)
-2024 경남독서한마당 5~6학년 선정 도서
🔑키워드: 우정, 친구관계, 믿음, 콤플렉스, 따돌림, 무기력, 루머, 소문
학교에서 운동 클럽이 생겼다. 딱히 하고 싶은 운동도 없고, 가입하고 싶은 운동 클럽도 없다. 주인공 윤서는 걷기 클럽을 만들기로 한다. 아무도 안 들어올 것 같아서 만들었는데 웬걸,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어서인지 공부만 하는 재희가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오지라퍼(?) 강은이와, 소위 노는(?) 친구 혜윤이까지 들어왔다. 거기다 담임선생님이 지도하시게 되었으니...
강은이는 착한 일에 항상 앞장선다. 그 때문인지 주변에서 강은이를 고깝게 생각한다. 왜 착한 일을 앞장서서 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시선이 삐딱할까. 뭐, 나조차도 그렇다는 걸 시인해야겠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선행에 자기의는 늘 포함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냥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 아닐까. 생각이 같든 다르든.
혜윤이는 노는 아이들 무리에서 은근슬쩍 따돌림을 당하고, 다행히 걷기 클럽 아이들이 혜윤이를 감싸준다. 이 과정에서 강은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엄청 전학 가고 싶었어. 근데 전학이 또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만 빼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괜찮을 거 같아.˝
혜윤이가 마지막 말에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했다. 난 길을 걸으며 혜윤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그런데 혹시 되돌리고 싶어서 후회하는 게 아니라, 너무 큰 일이라서 계속 생각나는 거 아닐까?˝
강은이가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후회되는 일 있어?˝
혜윤이의 물음에 강은이는 곧바로 ˝응.˝ 하고 대답했다.(132쪽)
되돌리고 싶어서 후회하는 게 아니라, 너무 큰 일이어서 계속 생각한다는 말. 있지. 나는 30 넘어서야 그런 일이 있었고, 40 넘어서도 이 말을 곱씹게 되는데, 이 10대들은 너무 속이 깊은 거 아닌가.
강은이가 나서서 착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 미디어를 탔다. 강은이의 이전 학교 아이들이 미디어에서 강은이를 보고, 잘 알지 못하면서 이야기(강은이의 가정사)를 퍼트린다. 이래서 모르고 말하면 안 된다. 나는 정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양당의 극단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얼마나 잘 아시는지 묻고 싶다. 반대당을 까기 전에, 자기 당의 들보도 생각하시면 좋겠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도 반대당의 주장과 근거도 좀 유심히 살펴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