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번연 : 천로역정 - 포켓용
존 번연 지음,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다시 읽은 천로역정, 애니메이션 천로역정]

지난번 글과 겹치는 부분도 있다.
줄글책 다 읽고 같이 쓰려다보니 늦었다.

<천로역정:천국을 찾아서> 애니메이션이 지금 상영 중이다.-6월 30일까지로 알고 있다.
2주 전쯤, 영화가 개봉하고 하루 뒤에 신랑이랑 보러 다녀왔다.
마침 교회 단체 이벤트에 당첨되어 예매권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생애 최초 이벤트 당첨!
지금에서야 후기를 쓰는 것은, 영화를 보며 몇 년 전에 읽은 <천로역정> 줄글책 내용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 줄글책 내용과 대조하며 비교해보기 위함이었다.
사실, 어릴 때 만화책으로 <천로역정>을 읽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만화책이 원본을 살리기 위해 엄청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며 만화책 내용은 생각나는데, 줄글책 내용은 생각나지 않아 다시 줄글책을 읽게 되었다.

<천로역정> 줄글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영화 내용은 1부 내용만을 다루고 있는데(내가 어릴 때 봤던 만화책도 1부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끝에 2부가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문구가 나왔다.-‘To be continued‘
책에서 1부는 ‘크리스천‘의 순례길, 2부는 ‘크리스천‘의 아내 ‘크리스티아나‘와 네 아들의 순례길을 다룬다.
그렇기에 다음 영화가 또 나온다면 2부를 만들게 될 건지 궁금해진다.

먼저 영화이기에 각색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도 원본을 살리려 노력을 많이 했고, 특히 앞부분에 각색된 부분은 나름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한다.
단지 전체 내용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 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크리스천‘이 등에 메고 있던 짐이 ‘죄‘라는 언급이 없었고, 죄짐이 십자가에서 해결이 되는데 십자가라는 말이 없이 단순히 이미지로만 처리되어 아쉬웠다.
안 그래도 요즘 교회에서 죄의 문제가 너무 가볍게 다루어지고 있기에 조금 더 무게감 있게 다루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좁은문‘의 문지기가 너무 가볍게 보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천로역정>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진지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석자의 집‘에서 ‘크리스천‘에게 보여주는 세 가지 장면이 나오는데, 줄글책에는 일곱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영화에서 보여준 첫 번째 장면은 그 일곱 장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겠다.
번역이 조금 다르기도 했고, 인물의 이름이 장소로 나오기도 했지만(예를 들면, ‘경계‘는 ‘아름다운 집‘ 주인이 아니라 문지기 이름이다.) 원글의 맥락을 흐트러뜨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줄글책을 읽다보니 <천로역정>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흐름이 아니라 이야기의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특히, 순례길에서 대화하는 내용), 이런 부분은 어떻게 전달해야 기억에 오래 남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 <천로역정>은 영화이니만큼 전체적인 흐름을 더 강조했던 것 같다.

2부의 내용을 읽다보니 존 번연이 얼마나 일상생활에서 하나님을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해석자의 집‘에서 나타나는 비유들도 그렇지만(설교 예화는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는 개인적 생각이 있다.) ‘크리스천‘의 아들 중 한 명이 ‘아름다운 집‘에서 자매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자연, 즉 일반계시를 해석하는 방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데 감동을 받았고,
성도의 교제는 <천로역정>에 나오는 대화들처럼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고 교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2부 끝에서 ‘크리스티아나‘가 하나님이 보내신 우체부로부터 편지를 받고 천국에 갈 준비를 할 때 괜히 소름이 돋았다.
와,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그리고 순례길의 어려움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세상 사람들의 어려움이나 나의 어려움을 다를 바 없이 바라보는 관점을 지니고 있는 내가 과연 믿음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줄글책을 공부(설명)하는 책이 있다고 하던데 그 책이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19.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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