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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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feat. 고질독 23기)
-스포일러 주의

📚소감
너무 너무 충격적이라 소감 먼저 남긴다. 다른 분 글에 의하면, 이 책이 ‘살인자들의 바이블‘이라고 한다. 이 책 주인공 홀든은 은둔형 외톨이인데 결말을 정신과에서 맞이한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나..?
어린이를 이상화하고, 자기 또래와 어른들을 가식적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자기 의도대로만 생각하는 게, (자신을 찾아가는) 철없는 남자아이의 모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니 오싹했다. 이런 사고 방식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아, 이건 어린이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이상화하고 있다. 어린이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가식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자신의 기준을 이상화한다.
‘살인자들의 바이블‘ 한 마디에 톡방이 들썩들썩한다. 어떻게 보면 [아몬드] 주인공 같기도 하고.. [이방인]의 뫼르소 같기도 하고.. 공감이라는 걸 전혀 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 무섭다.
그 흔한 작품해설도 없다. 독자의 의도대로 해석하기 바라는 작가의 의도라던가.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강력범죄가 일어난다면, 작품해설을 붙이는 걸 허용해야 하지 않나 싶다.

📚질문 만들기
1. 작가 조사
2. 네 가지 질문
1) 작별의식이 있나요?
2) 나이에 맞게 행동하나요?
3) 전화를 걸고 싶은 작가가 있나요?
4) 나의 중2병(사춘기)는 어땠나요?
3. 규칙을 어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4. 내가 아니고 싶은 적이 있나요?
5. 잃어버리면 마음이 쓰일 것 같은 물건이 있다면?
6. 상대방의 종교를 알아내고 싶나요?
7. 가식이라고 판단받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8. 변호사는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
9. 홀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10. 해보기도 전에 어떻게 할 건지 모르나요?

사춘기 시절도 생각했고, 내면에 있는 어두운 부분을 떠올리기도 했다.
내가 고른 질문은 9번 홀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이다. 나는 처음에 [스토너]를 생각했다.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홀든이므로 스토너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관심이 가게 되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이방인]의 뫼르소와 너무 닮았지만 알다시피 내용이 범죄로 이어져서 모방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 책은 패스하고. 독서모임하면서 생각하다보니 결국은 [화장실 벽에 쓴 낙서]나 [기차를 기다리는 소년] 같은 청소년 소설이 남았다. 홀든은 청소년 소설을 좀 많이 읽으면 자신의 욕구를 좀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독서모임

🏷질문
✔️제목이 왜 ‘호밀밭의 파수꾼‘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호밀밭을 어린이 세상이라고 생각했다.-홀든이 어린이만 있다고 했다. 그리고 홀든은 ‘미친 절벽 가장자리에 서 있‘고, 그 절벽으로 오는 아이들을 붙잡는(Holden) 역할(파수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절벽 너머의 세상이 어른의 세상(홀든이 가식이라고 말하는)이 아닌가 싶다. 즉, 어린이 세상에서 어른의 세상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으려고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는 알리의 죽음을 막지 못해서 파수꾼의 역할을 자처한다는 생각을 했다. (알리가 병으로 죽긴 했지만) 절벽 너머 죽음의 세계로 갔지만 자신은 붙잡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어린이 세계를 붙잡고 있어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홀든 자신의 무의식을 반영하는지도 모르겠고.
✔️끝까지 제인에게 전화를 하지 못한 까닭은?
어릴 때의 순수했던 제인을 붙잡지 못할까봐, 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의 추억을 아름답게 남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편으로, 제인이 어린 시절에 몹쓸 일을 겪었을 것 같은 상황이 나오는데, 그 상황을 지켜주지 못한(개인적으로는 호밀밭의 파수꾼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마음 때문이라는 다른 분 말씀도 있었다.

🏷인물탐구
📌홀든
1️⃣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사춘기의 전형적 특성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봤을 때는 지나치게 심한 느낌이다.
2️⃣어린이를 이상화, 자기 또래와 어른들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상화와 평가절하에 관심이 많다. 내가 그랬으므로. 아빠를 이상화하고 엄마를 평가절하했다. 그래서 홀든의 이 행동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이런 행동의 기저에는 3번의 특성이 있다.
3️⃣자신의 기준을 이상화한다. 자기 또래와 어른들은 모두 가식적이다.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의도나 의견은 들어올 여지가 거의 없다(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알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 적극 공감했다.
📌피비: 오빠의 말을 잘 들어주는 통찰력 있는 아이
피비는 오빠가 왜 일찍 돌아왔냐고 물었을 때 홀든이 말을 돌리자 바로 ˝쫓겨났구나!˝라고 핵심을 찌른다. 그리고 오빠가 펜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때, ˝오빠는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어떤 학교도 마음에 안 들고. 백만 가지가 마음에 안 들고. 다 안 들잖아.˝(254쪽)라고 정곡을 찌르며, 마음에 드는 것 한 가지만 대 보라고 한다. 아주 똑똑한 아이다.

🤔살인자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사춘기와 은둔형 외톨이의 심리가 비슷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파일러 분 중 한 분이 ‘사회에는 사이코패스가 많지 않은데, 범죄자 중에는 사이코패스가 많다‘고 하신 말씀이 떠올라서, 홀든의 마음 같은 상태가 오래 가면 사이코패스(모든 사이코패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홀든이 겪었을 수치심, 혐오감을 은둔형 외톨이들이 똑같이 겪지 않았겠냐는 복쓰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질문픽
복쓰님 질문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어른인가요?˝ [리어왕] 독서모임 때가 떠올랐다. 지혜와 판단력, 늙어서 갖추지 못하면 관계가 파탄나는 것을 보니 어른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역시 지혜와 판단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레이스님 설명을 들으면서 (아무래도 자녀 양육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니) 부모가 자녀에게 너무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른(부모)으로서 바른 태도일까, 라고 생각하신다 하셔서 [아이야, 천천히 오렴]에서 룽 잉 타이가 자신의 아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기 위해 검열을 했었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났다. 아, 검열은 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겠구나. 말이나 행동에도 충분히 검열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그래도 바르게 자라도록 가르치기는 해야 하는데. 어디까지 부모가 간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양육을 지원해야 하는지 혼란이 생겼다.

🏷내가 고른 문장
‘하지만 제 말은 많은 경우에 자기한테 관심이 있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가장 관심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거예요.‘(277쪽)
[팡세]에 있는 글이랑 너무 닮았다. 샐린저가 팡세를 읽었나 하고 생각했다. ‘한 작품을 만들 때 최후로 깨닫는 것은 무엇을 제일 먼저 써야 할지를 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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