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 - 재미있으면 절로 읽는다 행복한 독서교육 6
권일한 지음 / 행복한아침독서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권일한, 행복한아침독서)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이다. 이 책은 권일한 선생님 책 중 한 번도 읽지 않은 책이다(권일한 선생님 책 중 안 읽은 책이 아직 세 권 있다. ). 제일 최근에 나온 책이기도 하다. 곧 독서모임이 있기 때문에 독서모임 전에 서평을 끝내기 위해서 정리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글로 쓰려고 하니 마음에 부담이 생긴다. 책 읽는 것만큼이나 글 쓰는 것에도 곱씹는 시간이 필요한데 체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생각난 말은, 몇 년 전 근무했던 학교 도서관에 큰 글씨로 찍혀 있던 문구였다.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정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말도 생각이 났다. ‘내가 책을 읽고, 책이 나를 읽는다.‘ 이 책에서 나오는 책놀이가 ‘책이 사람을 만드는‘ 과정을, ‘책이 나를 읽는 경험‘을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책을 열고 깜짝 놀랐다. 여백의 미가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ㅋㅋㅋㅋㅋㅋㅋ). 지금껏 읽었던 선생님의 책 쪽수와 비슷한 것 같은데, 여백의 미가 없다는 말은 활자가 그만큼 많다는 말! 적은 쪽수로 책값의 부담을 낮추어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시려는 것이었을까? 이 책이 나올 무렵 페이스북에서 이것과 관련한 글을 읽은 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안 난다.
‘들어가며‘에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글의 맨 마지막 문장, ‘아이가 책을 읽게 하려면 책으로 추억을 선물하라‘에서는 생떽쥐베리의 말이 생각났다. ‘배를 만들게 하려면 바다를 동경하게 하라.‘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으로 추억을 선물하라‘는 글은 잊은 채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책으로 함께 만드는 추억‘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앞부분을 펼쳐 이 글을 보니 깜짝 놀랐다. 한편으로, 기억과 추억의 차이에 대해 생각했다. 지난 번 독서모임에서 글쓰기의 목적이 기억이라고 했는데,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쓰고, 쓴 글을 읽으며 기억을 추억한다는 생각을 했다.
선생님이 제안하신 책놀이는 흥미 위주로 시작한다. 책 읽는 아이, 안 읽는 아이 모두가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는 놀이들이 많았다. 책을 쌓아 길이를 재거나, 책의 무게를 어림하게 하는 놀이가 흥미로웠다. 나는 공간만 허락한다면 책을 길게 펼쳐 놓아 길이를 재는 것으로 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놀이가 깊어지려면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같이 책놀이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책과 친해지는 활동을 먼저 소개하고 있다.
내가 던진 발제문은 ‘이 책을 책에 나오지 않는 말로 표현하면?‘이었는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지금은 ‘같이의 가치‘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서모임 당일, 운영자님께서 발제문을 주셨다. ‘나를 나타내는 책‘. 뭘 골라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제일 처음 떠오른 책이 레이놀즈의 ‘점‘, 그리고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창가의 토토‘였다. 베티가, 토토가, 밉스가 나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베티의 미술 선생님, 토토의 교장선생님, 밉스를 좋아하는 윌을 염두에 두었나? 왜 이 책일까? 계속 고민했다. 이 책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베티나 밉스, 토토가 나를 나타내는 것이라기보다는, 베티와 밉스, 토토가 들었던 말이 마음에 와닿아서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베티에게 미술 선생님이 했던 말, ˝자! 이제 네 이름을 쓰렴.˝, 밉스에게 윌이 했던 말, ˝말해 줘, 밉스. 너희 버몬트 식구는 왜 그렇게 특별한지.˝(96쪽), 토토에게 교장선생님이 했던 말, ˝제자리에 두거라.˝(책이 친정에 있어서 정확하게 몇 쪽인지 잘 모르겠다.)
이 말의 공통점은 베티, 밉스, 토토가 엉뚱한(?) 행동을 해도 전혀 비난하지 않고 따뜻하게 말해주었다는 것이다. 나에게 따뜻한 말이 필요한가? 나에게 늘 따뜻한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 신랑이다.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내가 이 책들을 고른 이유는? ‘엉뚱한 따뜻함‘. 난 그 매력을 가지고 싶다. 독서모임 때는 이렇게 정리된 생각으로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 중에서 가장 닮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베티를 꼽겠다. 아직 전시를 열 만큼 점을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여기 저기 점을 찍어보고 있는 것 같다.
독서모임에서는 책의 내용을 나누기보다 책에 나온 책놀이를 직접 해보았다. 나를 나타내는 책을 소개하고, [망나니 공주처럼]을 가지고 책놀이를 했다. 핑퐁게임(등장인물, 왕자가 한 일), 내가 제시했던 발제문(이 책을 책에 나오지 않는 말로 표현하면?), 지워내기 빙고, 초성게임(책에 나오는 문장), 우리끼리 독서퀴즈를 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른인 나도 재미있었는데 아이들은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꼭 해보면 좋겠다(핑퐁게임은 얼마나 쪼잔해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성경도 이렇게 접근해보면 어떨까, 9월에 과학 단원평가 때 시험으로 평가하지 말고 책놀이처럼(과학책을 읽고 하는 놀이) 해볼까 싶기도 하다. 비문학도 가능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