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책벌레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놀며 배운 행복의 법칙
권일한 지음, 반예림.이가진 그림 / 우리교육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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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권일한 글/반예림, 이가진 그림/우리교육)


권일한 선생님은 [글쓰기가 좋아졌어요] 책부터 알게 되었다. 글쓰기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책이었다. 그리고 2014 기독교사대회에서 선택식 강의 강사님으로 만났고, 선생님이 쓰신 책 여러 권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사인본을 보내주신다고 하여 구입한 두 책 중 한 권이 이 책이다.
선생님이 쓰신 책 중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책은 [글쓰기가 좋아졌어요] 이후 이 책이 처음이다(선생님께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든다.). 책 읽기가 힘들었던 최근 몇 년이었고, 배움을 목적으로만 책을 읽기에는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던 시기였다. (언젠가는 읽으리라 생각하며) 책만 사놓고 보지 않았던 몇 년이었는데, 어째선지 요즘 다시 책을 읽고 있다. 일단 흥미진진한 책부터 시작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 책도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1부는 아이들의 동시와 선생님의 덧붙임글(?), 2부는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1부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솔직하게 마음을 끄집어내는 데에 감동했고, 아이들의 마음을 끄집어내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궁금했다. 내 마음은 ‘나도 그렇게 가르치고 싶다’인데, 그렇게 가르치고 싶은 이유는 아이들을 위해서인지, 나를 위해서인지 헷갈렸다.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보고 싶은 걸까? (워낙 내가 이야기를 좋아하니) 그저 내가 궁금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보고 싶은 건 아닐까? 또, 내가 그렇게 가르치지 못함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보다 나를 위하는 마음이 더 큰 까닭에 아이들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시에 대한(?) 선생님의 덧붙임글(?) 중 마음에 와닿는 글들이 있었다.
‘세계 평화가 별건가요? 내 마음대로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되는 거죠.’
문득, 내가 너무 순서를 정해놓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내가 정한 순서대로 하지 않으면 불편해하고 윽박지르고 소리낸 건 아니었나...

2부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물론 힘드셨겠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아이들을 외계인으로 바라보는 시각,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다니시는 모습, 아이들을 대하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나는 이때까지 참 많이 혼냈었다. 어릴 때부터 많이 혼나면서 자라오기도 했고, 상담을 공부하면서 나 자신을 어느 정도 객관화시키게 되기는 했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는 여전히 기복이 크다. 내 안의 조급함과 불안함으로 아이들을 통제 안에 두지 않으면 힘들어하고, 통제 안에 있지 않으려 하는 아이들을 외계인 취급하며 지구인이 되지 않는다고 닦달했던 것 같다. 두렵게 하면 빨리 행동이 고쳐지는 것처럼 보이니까, 나 역시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치중했던 것이다.
6개월 유예기간(?!) 동안 공부한다고 하루아침에 내 행동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날마다 뼈를 깎지 않으면, 날마다 내가 죽지 않으면 외계인 같은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으면서 지낼 수는 없을 것 같다.
또, 자연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사랑하라고, 자세히 관찰하라고 말하지는 못할 텐데, 하는 생각에 답답함이 들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몇 분야만 파는 편협한 시각이 그동안 그대로 아이들에게 상처로 다가갔던 건 아닐까.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는 건 나부터 시작이어야 하는데, 난 그게 참 어렵다(그래서 글쓰기와 연결도 어려워하는 것이겠지.).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나는 무엇을, 왜 가르치고 싶은 걸까? 복직하기 전까지 계속 던지게 될 물음이겠지만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다. 6개월 뒤에는 어느 정도 답을 찾게 되길.

덧. 아, 이렇게 길게 쓰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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