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 - 아이들과 함께하는 두근두근 독서 교실
권일한 지음 / 우리교육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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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권일한, 우리교육)

2014 기독교사대회에서 샀던 책이다. 호기롭게(?) 저자 사인까지 받아두고, 어째서인지 1/3 정도만 읽고 책꽂이에 얌전히 꽂혀 있었다. 어디를 읽어도 재미있는 부분이라 쉽게 그 내용에 빠질 수 있는 책인데 이상한 노릇이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궁금했던 내용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답변을 해주고 있고, 읽으면서 새로 깨달은 내용도 많았다. 부록까지 버릴 것 없는 책이었다. 책에 대한 준비 자세(?)부터 책 읽기와 독서토론, 독서 감상문, 추천도서와 참고도서에 이르기까지 선생님의 책 철학(?!)이 물씬 드러나는 책이었다.

어릴 때 나는 ‘책벌레‘라는 말을 듣는 것을 좋아했다.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책벌레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사람처럼 나도 책벌레가 되고 싶었다. 위인전 시리즈(친정에 지금도 이 책들이 꽂혀 있는데 어느 출판사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중 한 권이었던 것 같은데, 그 위인 중 한 명이 책을 읽고 있으면 다른 형제들이 옆에서 아무리 이야기해도, 큰 소리를 내어도 책에 집중하느라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책을 읽고 어디 갈 때마다 책을 가져갔다. 그래서인지 차를 타고 가면서도 책을 읽고 갈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 책 사랑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책을 정말 좋아하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선생님은 책에서 손을 놓을 때를 가리켜 숨 고르기를 한다고 하셨는데, 나는 숨 고르기 시간이 꽤 길었었다. 고2 때 도서관에서 [개미]를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한데, 어느 순간 책을 손에서 놓았고, 그게 대학교 2학년 교양으로 들었던 동화 수업(정확한 강의명은 기억나지 않는다.)을 들을 때까지 이어졌다. 동화 수업을 계기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잘 읽었던 것 같은데 글로 남기지 않았던 책들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공부를 하는 동안 전공 서적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졸업하고서는 한동안 책을 거의 보지 않았었다. 찾아보니 대학원 졸업하고 9개월 후에 해리포터 시리즈 5, 6, 7권, [교사역할훈련], [아름다운 가족]을 읽은 흔적이 있는데, 지금 보니 이때 책을 봤던 게 신기하다. 책을 읽긴 읽었구나, 하는 생각에서. 그리고 물 흐르듯이 흐르는 결혼과 임신과 출산과 육아로 책을 놓았다가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 최근. 책을 볼려면 볼 수 있었음에도 책을 보지 않았던 시간이 있었고, 그때가 숨 고르기의 시간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책을 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활동 시간에 독서를 하게 하지만, 흔적을 강요하다보니 아이들이 읽었던 책, 쉬운 책을 골라서 쓰는 폐단이 있었는데, 내가 아이들 수준에 맞는 책을 권하지 않았었고, ‘해야 한다‘에 갇혀서 아이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책을 억지로 읽게 하여 책과 더 멀어지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책을 권한다고 해도 읽은 책이 많지 않고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은 더더욱 잘 읽지 않았던 터라 잘 권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선생님 책을 보면서 점차 나아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스라엘 도서관은 웅성거린다는 부분을 읽고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도서관에서는 조용해야 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가 ‘도서관에서는 조용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렇다고 당장 도서관에서 토론을 시켜봐야겠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때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것이 무분별하게 수용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니 씁쓸해졌다.
선생님은 독서 관련 책으로 정을병, 안상헌을 읽는다고 하셨는데, 부록에 나오는 정을병, 안상헌 책 중에 골라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읽을 책은 점점 많아지고 할 일도 많고 복직 준비가 어렵다 싶다.
독서 감상문 쓰는 방법 중 주제 독서 감상문과 독서토론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첫 술에 배부르기는 힘들 것이고, 실패의 기록을 잘 남겨서 꼭 성공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챕터와 챕터 사이에 선생님이 쓰신 글 중 ‘읽은 책을 어떻게 정리할까?‘ 코너는 내가 정리하는 방식과 흡사해서 깜짝 놀랐다. 물론 1, 4, 6번은 안 하고 있긴 하지만(4번은 몇 권 책만 해보았다.) 책을 읽어서 정리하는 건 사람마다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게 신기했다.
복직하면 두고 두고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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