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 10주년 기념판, 성숙한 인격의 8가지 자질
빌 하이벨스 지음, 박영민 옮김 / IVP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빌하이벨스 목사님 책은 < #너무바빠서기도합니다 > 이후로 두 번째다.
몇 년 전에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를 읽고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내용은 제대로 생각나지 않지만.
한때 유명세를 탔던 책이라 읽어보자 싶어서 몇 년 전에 샀건만..
지금껏 읽지 않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는데 첫 번째 책의 느낌과 두 번째 책의 느낌의 간극이 왜 이렇게 큰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중고서적으로 팔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이 책을 내 딸이 안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한편으로 팔아도 문제다. 다른 사람이 이 책을 읽는 것도 내키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목사님은 책 제목만큼은 기똥차게 잘 짓는 것 같다.
너무 바빠서 기도한다는 역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숨기고 싶어할 만한 인간의 모습을 잘 꼬집어 내는 것.
이런 부분은 칭찬할 만하다.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내가 왜 책 산 돈이 아깝다고 하는지를 풀어보려 한다.
이 책은 '성숙한 인격의 8가지 자질'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인격에 관한 책이다.
여는 글에 보면 이 책은 두 부류의 사람을 대상으로 썼다고 나와 있다. 그리스도인이건 아니건 간에, 인격의 힘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사회와 자신에게 이 인격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그리고 이미 그리스도께 일생을 바친 사람으로서 자신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여 인격의 미덕이 눈부시게 드러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
여기서부터 이미 문제는 시작되었다.
인격의 문제를 다루는 데다 그리스도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서부터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이 인격을 계발할 수는 있겠지만, 무엇을 위해 계발하고자 하는가?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을 설명하는 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여 인격의 미덕이 눈부시게 드러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 결국 자신의 변화를 위함이다. 자신이 드러나기를 갈망한다(이럴 거면 앞에 그리스도께 일생을 바쳤다는 표현은 왜 쓰는 건지.). 자기만족감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저자는 꼭 필요한 인격을 8가지로 보는데, 이것 역시 저자의 생각일 뿐 왜 이런 항목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8가지 인격은 용기, 자기통제력, 비전, 인내, (온유한, 엄한, 희생적인, 파격적인) 사랑이다.
용기부터 보자. 저자는 용기가 있어야 죄를 고백하게 된다고 한다. 죄의 고백은 성령님의 인도하심 아닌가.. 자신의 의지로 죄를 고백한다라.. 저자의 논리는 성령님이 용기를 주시고, 용기를 가지게 된 사람이 죄를 고백한다는 논리 같은데, 성령님의 역할을 축소시킨 것 같다. 쭉 읽어보면 '믿음 없음 = 용기 없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용기 없는 사람들을 향해 두려움에 직면하면 용기를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성경적인가?
자기통제력 파트는 행동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도덕책이 생각난다. 성경이 생각나지는 않았다.
비전, 이 말처럼 모호한 말은 없는 것 같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것 같기는 한데, 성경이 없어도 가능한 말 아닌가? 그리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것처럼 불확실한 부분이 어디 있을까? 믿음은 느낌이었던가? <신앙감정론>을 함께 읽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하나 하나 따지고 보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여기서 그만두기로 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그저 좋은 말을 다 끌어모아 이 책을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거기에 양념으로 하나님이 흩뿌려진 정도. 그러다 보니 성경에 위배되지 않는 좋은 말은 성경적인가? 수용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인지 예시를 많이 들었는데 너무 예시가 많다 보니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그래서 흐름에 방해되기도 했다.
또, 성경을 단편적, 도덕적으로 해석하여 성경에서 쓰는 단어와 일반적 단어를 혼용해서 씀으로써 성경 이해가 얕아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보이는 모습이 인격이라고 서두에서 설명하지만 읽어보면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와 관련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그리스도인이 아니고, 종교인이 아닌 사람 중에도 선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만족감과 선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예수님은 왜 필요한가?

너무 딴지가 많은데, 요즘 내 상태가 이렇다.
'성도'의 교제가 없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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