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서점에 나갈 시간이 없는 게으른 나로서는 독자 서평과 感에 의존하여 책을 고르기에 책을 받기까지 과연 어떤 책일까하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보내게 된다. 막상 받고 실망하는 적도 있지만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뜻밖의 재미있고 의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이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는 묘미인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할머니 두분과 엄마는 너무나도 이상적인 인물들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아이의 환상을 채워주는 사과나무 위의 할머니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턱없는 칭찬이나 성급한 비난없이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옆집 핑크할머니, 부족한 것이 느껴지는 살림살이지만 풍성한 마음으로 이웃을 생각하는 부드럽고 자상한 엄마, 그렇다. 부드러움. 안디와 핑크할머니를 연결하는 끈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표현되는 부드러움일 것이다.
안디가 선뜻 자기 집 마당의 아름다운 꽃을 핑크할머니께 나누어드리려 할 때 걱정하시는 핑크 할머니께 했던 말 ' 우리 부모님은 남에게 주시기를 좋아한다구요'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