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영 오지 않았다.
통로쪽 자리에 겨우 엉덩이를 디밀고 고개를 들자
앞 유리창 위의 동그란 시계가
넌 영락없이 지각이야 이렇게 알려줬다.

교정을 가로 질러갈 배짱이 없어서
택시로 갈아타고 후문에서 내렸다.

중간고사 기간이라서 한산한 횡단보도를
이미 지난 출근시간이라
뛰어 건너기도 멋적어서
천천히 걸었다.

하늘이 보였다.
무수한 플랭카드 위로 하늘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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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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