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침 분주히 입김을 뿜는 자동차 사이를 지나 버스정류장에 선다.
7시 30분이 되면 약속따라 가로등 불이 꺼지고 도시는 이제 온전한 태양빛에 의하여 천천히 밝아온다.

네거리의 붉은 신호등이  왼쪽으로 가라는 화살표에서 동그란 초록빛으로 바뀌게 되면 이제 저 손짓에 따라 내가 기다리는 버스가 오리라..
어제, 그제처럼...
그러나 오늘은 찬바람 속에 모두를 떨게하고도 20분이 더 지나서야 도착하였다.

우리의 삶은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었다가
오늘 아침처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변수가 묻어들면
지각을 하고 약속을 어기고 그러다 방향이 바뀌는 거겠지..
버스를 기다리다 화를 내며 어디론가 사라져간 한 사람
그는 목적지에 잘 도착하였는지...

버스 차창에 몸을 기댄 채 바라보는
매일 보던 창밖이 웬지 낯설게 보인다.
희끗한 눈자취가 드문 드문 남아있는 겨울 산을 지나
난 지금 목적지로 잘 가고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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