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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16년 6월
평점 :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면 자신의 삶의 방향,의미를 통찰해 주는 도서가 있는가 하면,매우 일반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따분한 도서도 있다.또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목적은 인생을 지금보다 더 진일보하고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간접 경청하고 이를 자신의 삶의 목표에 대입시켜 나가려는 의지의 발산이라고 생각한다.나도 삶이 팍팍하여 재미가 없고 진도가 나아가지 않을 때 자기계발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의 글을 훔쳐 보면서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는가,'나'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가시밭길을 헤쳐 나갔을까를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는다.작년보다는 더 나은 금년,어제와는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로 인생길을 걸어 나가려 부단히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변화경영 사상가로 널리 알려진 구본형 저자는 안타깝게도 일찍 타계했지만 그가 남긴 많은 자기계발 저서들은 마치 목사님이 근엄하게 들려주는 잠언과 같고 시인이 먼 산을 응시하며 읊조리는 한 편의 시(詩)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그 가운데 어떻게 살아야 인생이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아포리즘(aphorism),인용,예화를 제시하여 공감과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구본형 저자가 말년에 '시처럼 산다 Life as a Poem'고 하였는데,이번 도서는 강렬한 은유와 통찰이 배인 삶의 태도,자세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여운이 남는다.
엮은이 오병곤은 구본형의 21권 저작에서 정수(精隨)를 고른 것으로 내 자신의 삶의 방향타를 새롭게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과거사,지난 날의 정체성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의 땅에 두 발을 굳건히 디디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개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설득력있게 전하고 있다.《나에게서 구하라》는 구본형 저자의 마지막 유고집인 셈이다.인생은 평탄한 길보다는 험난하고 경사진 길이 많은 게 운명이고 숙명이 아닐까.그러한 의미에서 100% 만족한 삶을 위해 살기보다 인생에서 무엇을 어떻게 누구에게라는 삶의 이정표를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도전하고 풀어나가는 진지한 자세에서 삶의 만족,행복도를 마음으로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총 다섯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밥벌이에 지지 말라,내가 하고 싶은 것만이 나를 구한다,탐험의 시작,나는 어두움을 품은 밝음,좋은 사랑은 인간을 깊게 한다로 되어 있다.현실적으로 생계를 위해,삶의 목표를 향해,자기계발을 위해,삶의 윤기와 향기를 더하기 위해 개개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인생 전반에 걸쳐 통찰력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길지 않은 글 모음들이 모든 이들에게 긍정의 힘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천천히 삶의 두루마리를 펼치는 것이다.젊은 시절의 그림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그것이 싱싱하고 발랄하며 모험적인 것이라면,나이가 들면서 짜놓은 인생의 직물은 은은하고 통찰력에 차 있으며 완숙한 것이어야 한다.그리고 자연의 부름에 따라 모두 놓아두고 낡은 껍데기만 남기도 떠날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p-19
많이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그러니 많이 웃어라.마음을 조금만 열어놓으면 작은 구명으로 황소바람이 몰아쳐 들어 오듯이 그렇게 웃음이 찾아온다.웃음이 그대를 찾아오면 세상은 달라진다. p-25
현재 내게 필요하고 상응하는 금언(金言)들이다.얼굴 표정에서 개인의 전반을 알아차릴 수 있듯 늘 미소와 관용,삶의 단계에서 해야 할 자세와 태도를 예측하고 짐작케 한다.새삼 인상 깊게 다가오는 점은 삶을 소설처럼 산다는 점이다.고통과 불행을 최소화하고,행복과 기쁨을 증폭시켜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봄처럼 웃게 만들어라는 대목이다.그럴려면 인생 속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행복과 기쁨으로 승화시켜 한 편의 소설로 재각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요즘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후 최소 30년에서 길게는 40년 이상을 살아야 하는 시대이기에 나이듦을 비관하지 않고 평생 학습의 차원에서 독서와 글쓰기 연습을 연마해 나간다면 녹슬지 않은 정신 근육과 삶의 깊이를 심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인은 자신에게 시간을 내지 못하는 환경적 제한 속에 살고 있다.현실적인 삶의 조건으로 말미암아 통제.지배.억눌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오로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나가려는 불타는 의지가 필요하다.수많은 체험과 깨달음이야말로 자신을 위한 실질적인 삶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나아가 인간이 태어나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우주의 본질이고 순환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더욱 알차고 멋진 인생이 펼쳐지리라 기대한다.개개인은 유일무이의 우주의 주인공으로 주체적이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이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함께 부딪히고 성장하면서 멋진 인생이 될 것이다.로댕이 말한 것처럼 "사랑하고 감동하고 전율하는" 인생이라면 태어난 보람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