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피 북 - 커피 한 잔에 담긴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니나 루팅거.그레고리 디컴 지음, 이재경 옮김 / 사랑플러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커피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갖은 상품이다.1000년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파란만장한 역사를 자랑한다.16세기 이집트 카이로의 시끌벅적한 카페부터 18세기 네덜란드 식민지 커피 노예들의 비참한 삶에 이르기까지,그리고 거대 커피 생산국으로 19세기 혜성같이 등장한 브라질부터 오늘날 스타벅스에 의한 커피하우스 제국주의까지 커피 이야기는 끝이 없다.커피 이야기는 그 속에 함유된 성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면에서는 그 자체로 인간 역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서문

 

 이렇게 저자의 서문처럼 커피는 오랜 역사와 함께 뭇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나 자신 커피를 처음 입에 댄 것이 고교 시절로 당시(1970년대 후반)엔 가루용 커피였다.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모양의 커피 제품이 아닌 단순한 상품에 불과했다.커피를 마시고 즐겼던 시절이 아닌 커피의 태동기가 아니었을까.(내가 살던 당시 시골의 수준에선) 물론 시내에선 휴식과 사교,소통의 수단으로 커피를 파는 다방이 즐비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었다.시간이 흘러 21세기에 접어든 요즘에는 많은 커피 회사,커피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그만큼 커피가 대중들의 사랑과 인기를 듬뿍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현대인에게 휴식과 사교,기호(嗜號)식품으로 커피는 이제 만인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생활문화의 필수품이다.

 

 휴식과 사교,기호 식품의 상징인 커피는 생활문화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오늘날 커피가 세계인의 음료가 된 데에는 과거 식민주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어디에 커피를 심고 어디에 팔 것인가를 정한 것도 식민주의 서구 열강이었다.갑으로 통하는 서구 열강과 피식민지이며 생산국인 을의 관계는 여전히 불공정무역 관행으로 남아 있다.물론 근래엔 공정무역이라는 형태로 생산자에게 적정한 수익을 안겨 주자는 '착한 소비'가 형성되었던 것이다.(국제공정무역 인증기관,Fair trade Labelling Organizations) 나아가 커피의 무역 구도는 경제 및 정치의 묘한 경쟁과 알력(軋轢) 관계의 산물이다.세계를 주무르는 대기업들과 강대국 정부들,그리고 막강한 무역 카르텔 등 거인들이 엉켜 싸우는 괴기스럽기 짝이 없는 전쟁터에 다름 아니다.

 

 커피음료의 종류도 다양하다.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리스트레토,레귤러 커피,터키 커피,유기농 커피,캔 커피,병 커피,모카커피,커피 농축액,카푸치노 등이 있다.

 

 주요 커피 생산국은 브라질,베트남,인도네시아,콜롬비아,에디오피아 등이다.눈에 띄는 것은 베트남이 세계 제2의 커피 생산국으로 부상하면서 커피 공급 과잉 사태를 유발했다.에디오피아 갈라 부족의 전사들이 음식으로 먹기 시작(575년∼850년)하고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1000년에서 1300년 사이라고 한다.최초의 커피 경작은 575년 예멘으로 거슬러 올라가고,커피콩에 대한 기록은 10세기경이 되어서야 이루어진다.17세기 초까지는 아랍권이 커피 독점권을 차지했지만 인도에서 온 바바부단이라는 순례자에 의해 커피 씨를 도둑 맞았다고 한다.이후 네덜란드에서 보낸 산업스파이들이 커피를 나무째로 반출하면서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커피는 커피하우스가 생기면서 사교의 장이 되었다.사회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뒤섞여 어울리는 커피하우스는 공감대 형성과 외세의 박해에 맞서 의기투합하는 현상이 일어났다.사회적.정치적.윤리적 민의가 형성되기도 했다.그런데 커피하우스가 이슬람권에 유행을 타기 시작할 무렵 사원은 텅텅 비고 커피하우스에만 사람이 넘쳐나니 독실한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커피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동시기 의학적 관점에서 커피의 효과가 불신으로 연결되며면서 커피 음용이 법으로 금지되고,몰래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늘어났다.일설엔 커피를 마시다 발각된 사람은 가죽 자루에 넣어 바다에 던져버리는 형벌에 처해지기도 했다.또한 커피가 남자들의 생식능력을 떨어뜨려 밤 시간 독수공방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불만은 쌓여 가기만 했다고 한다.

 

 이 도서는 커피에 대한 역사,커피 농장에서 커피 재배와 수확,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재배,정제,수출,선적,분배,로스팅,포장,재분배,커피 추출과 커피 음용),커피 무역의 과거와 현재,상업 메커니즘에 따른 커피 업체들의 시장 쟁탈전,커피 브랜드의 홍수시대와 커피가 소비자들에게 안기는 무언의 메시지 등이 잘 나타나 있다.1950년대 미국 커피 시장이 '거대 복합 기업화'를 표방하고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휴식과 사교,교양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커피는 일반인들의 생활문화 깊숙이 파고 들었다.커피도 다양한 등급이 있기 마련인데,건강을 우선으로 하면서 즐겁고 유익한 휴식,사교의 장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커피 무역의 복잡다단한 사슬 형성이 이채롭기만 하다.

 

 커피는 인체에 생리학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카페인이다.전문용어로 1,3,7-트리메칠크산틴이라고 부르는 세 개의 메틸기를 가진 크산틴 구조 물질로 차 잎과 카카오 씨,커피콩 등의 식물에 존재한다.크산틴은 신경전달 및 조절작용을 하는 아데노신의 활성을 방해한다.결과적으로 두뇌활동이 활발해진다.하루 커피 두 잔으로도 두뇌 각성효과가 나타나고,더 많이 마시면 심장박동수와 호흡수가 증가한다.커피 중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다.-p226

 

 최근 연구에서서는 커피에 간암과 제2형 당뇨병,담석증,신장결석,간경변,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스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 되었다.커피에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이는 커피콩에 내재된 식물성 페놀성분과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되는 멜라노이딘 혼합물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날 스타벅스를 비롯하여 수많은 같은 커피 브랜드 회사들이 커피 춘추시대를 맞이하고 있다.특히 스타벅스는 중소 자영업 카페들의 씨를 말리는 문화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비난 받기도 한다.그럼에도 커피 마니아층들은 자신의 경제적 수준,교양의 정도에 따라 커피 브랜드를 찾아 다닌다.그곳에선 일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와 소통,사교를 연출하기도 한다.커피에 대한 역사.문화.정치.경제.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소개하고 있어 사뭇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생활정보를 동시에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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