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브리지 생각의 힘
존 판던 지음, 유영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질문다운 질문은 사고력과 통찰력을 배양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다반사(茶飯事)와 같이 진부한 질문도 있겠지만 의미심장할 수도 있을 것이고,기상천외하게 생뚱맞은 질문은 얼핏 보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지만 피질문자를 골탕 먹이려는 의도가 깊은 질문도 있을 것이다.어느 사회,어느 나라이든 질문과 답변 형식의 수업방식,면접,세미나,발표회 등이 많아졌으면 한다.그래야 한국사회가 보다 교양과 인문학이 저변으로 확산되어 갈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아울러 서로에 대한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고 학문과 사상의 다양성이 뿌리 내릴 수도 있어서이다.

 

 『생각의 힘』과 관련하여 자기계발,인문교양 서적을 몇 권 읽다 보니 공통적으로 다가오는 점이 있다.바로 배경지식이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다.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독서 이력을 꾸준하게 이행해 가노라면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정신적 내면이 성숙해져가고 생각하는 힘이 몰라보게 쑥쑥 자라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얄팍하게 아는 지식,정보력으로 타자와의 소통과 대화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타인에게 알리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나름 논리적인 어조와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제시 그리고 인화(人和)력을 갖춘다면 설득력,신뢰감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질문에는 다양한 형식이 있을 것이다.단답형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해석을 낳게 하는 형식도 있을 것이다.단답형보다는 다단형의 복합논리를 요하는 질문이 보다 질문다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단순하게 어떠한 사실을 알아내고자 질문을 하는 것은 차라리 아니 하는 것만 못하다.답변자의 학력과 이해력,수용력,문제해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질문 형식을 만들어 답변자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질문의 난이도보다는 그 질문을 듣고 어떻게 논리를 구성하고 추리하여 답변을 이끌어 가는가에 중점을 두어 성적,고과를 매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질문과 관련한 사설(私說)은 이쯤하고 《옥스브리지 생각의 힘》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세계 유수 대학 중의 유수 대학인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합성한 옥스브리지대 면접 시험은 생각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체크하는 수준에서 다양한 질문들을 제시하고 있다.총 37개의 질문과 답변(존 판던 저자가 답변함)을 소개하고 있다.옥스브리지대생들은 당연 내놓으라 하는 우수생들이지만 여기에 소개된 질문 내용을 보면 과연 어떻게 답변 처리를 할지 궁금하기만 하다.물론 질문자가 의도하는 답변에 최대한 근접해야 하기에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저런 지식과 생각,논리력을 총동원하여 참신성과 순발력으로 답변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도서의 원제가 "여전히 스스로 영리하다고 생각하나?"였는데 정당하지 않은 추정에 근거한 '유도성 질문'에 가깝고 덫에 걸리지 않고 직접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는 '복합 오류 질문'으로 인식되어 제목을 바꿨다고 한다.37가지 질문은 인문학,자연과학,경제.경영,수학 등 골고루 소개했는데 직접적인 답변보다는 배경 지식과 정보,상상력을 테스트하는데 역점을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생경하고 참신한 질문 몇 가지를 소개한다.

 

 달은 생치즈입니까? 셰익스피어가 반역자였다는데요? 헨리 8세와 스탈린을 비교해보세요.컴퓨터를 얼마나 더 작게 만들 수 있을까요? 물 한 잔에는 얼마나 많은 분자가 있을까요? 남편이 달걀에 오렌지 잼을 발라 먹는 게 이혼 사유가 됩니까? 테니스공은 왜 회전할까요? 비트겐슈타인은 항상 옳습니까? 침식을 당한 산맥이 더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의 제곱근 무엇일까요?

 

 나는 이 도서를 꼼꼼하게 읽으면서 생각하고 궁리하지는 못했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어진 문제들은 평소 부단한 독서이력이 답변을 이끌어 준다고 확신한다.분야는 인문계통과 이과계통을 섭렵해야 한다.단지 옥스퍼드대든 케임브리지대든 자신이 가고자 하는 학과의 성격에 따라 질문하려는 분야,요지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준한 독서이력과 발표,세미나 등 다양한 생각의 경험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또한 학문과 학문을 별개로 보지 않고 융합하여 연계하고 응용하면서 폭넓은 학습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세상이 알아주는 중심대학에 들어가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 학습'차원에서 생각의 힘을 기르기 위해 자신을 부단히 연마하고 녹슬지 않은 두뇌력을 유지하도록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지금 이 시간을 기점으로 생각의 힘을 더욱 단금질해 나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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