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연금술 - 생명과 죽음의 원소, 질소를 둘러싼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홍경탁 옮김 / 반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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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물질문명의 진화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지만 처참한 죽음으로 몰아 넣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그 대표적인 예가 질소를 이용한 비료 생산 및 가공(可恐)할 무기 생산에 의한 것들이 인류의 삶에 필요악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그런데 질소는 인체내에서 네 번째로 큰 포지션을 차지한다.탄소,산소,수소 다음으로 많다.인체의 DNA 내 모든 유전자내,단백질에 질소가 포함되어 있다.한약방에서 말하는 '약방의 감초'와 같은 원소이다.질소가 인간의 삶에 필요한 것이면서도 그간 관심과 비중을 두지 않고 살아왔던 것은 아닌가 싶다.

 

 비활성적이고 무효한 무기물로 불리는 질소는 인간을 비롯 동식물에 필요하되 그 형태는 색다르다.그것을 전문가들은 고정 질소라고 불린다.식물에게 제약 요소로 작용하면서 '제한 요소'가 된다.동.식물의 배설물,퇴비 등은 식물의 생장을 활성화하여 큰 수확을 거둘 수가 있다.제한된 질소가 식물의 박테리아와 배합되어 식물의 풍작을 도모하는 것이다.농부들은 풍작의 비결이 질소,박테리아에 있음을 알고 경험치를 최대한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시화,산업화로 말미암아 농촌은 말그대로 공동화(空洞化)현상을 빚으면서 논과 밭은 황무지로,때로는 개발 붐(Boom)을 타고 택지,리조트 시설이 들어서게 되었다.당연 토지의 형질이 죽음의 땅으로 변했던 것이다.이에 인구는 날로 늘어가면서 식량난이 대두되는데,농작물 수확이 기계로 인한 질소의 양이 증가하고 유전자 조작 변형(GMO)식품,성장 호르몬제의 과다 투입에 의한 질낮은 식품으로 현대인의 삶은 과연 안전식품을 먹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게다가 범람하는 질소는 대지를 비롯 해양 생태계를 말살하는 주범으로 인식하게 되었다.지구 온난화 현상까지 말이다.

 

 질소는 단지 인간이 매일 섭취하는 음식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인류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가는 가공의 원료이다.즉 폭발물을 만드는 원료로써 폭약에는 질소가 함유되어 있는데,의도를 갖고 화학적으로 조작을 가하기라면 하면 비료가 화햑과 TNT(Trinitrotoluene 고성능 폭탄)으로 바꿀 수가 있다.

 

 이 도서는 독일의 두 화학자이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하버-보슈 시스템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위에서 말했듯 질소가 제한 요소로써 식물의 생장에 둘도 없는 요소이지만 화학자들 또는 정치 권력자들의 지시에 의해 조금만 조작하면 인류를 멸망케 하는 전쟁 무기가 된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우리 세대는 전쟁의 광기를 실감하지 못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아리안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워 유대인을 대량학살하고 적국(敵國)과의 전쟁에서 사용했던 살상 무기들이 하버-보슈 공정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다.하버-보슈의 의도는 인류의 문명 진화에 초점을 맞추었겠지만 기회주의적이고 영리한 정치 권력자들은 이것을 교묘하게 활용하기 마련이다.하버-보슈는 암모니아 합성법 창안으로 1차 세계대전 당시엔 독일군이 화약을 제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화학계의 두 거장 하버-보슈의 암모니아 합성법 창안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은 학습적인 측면에서 흥미진진하다.질산염이 국가의 수입원이면서 현대화에 커다란 기여를 안겨준 남미 국가들의 19세기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하버와 보슈의 운명적 만남과 공중 질소 고정에 의한 암모니아 합섭법 창안,염색 및 화학 분야 기업이 하버의 질소 연구 특허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하버에 대한 빌헬름 2세의 적극적 지지 등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히틀러가 유대인을 축출하면서 하버의 독일 생활도 막을 내린다.보슈 역시 히틀러가 자행한 정치적 행위 및 과학계에 대한 탄압을 경멸해 한다.그는 과학의 자유와 독립을 옹호하려 했다.보슈 또한 말년은 심리적 고통과 우울증으로 점철되었다.하버-보슈가 이룩한 공헌은 비료 생산으로 식량 생산률 증가 & 살상 무기를 제조하는 단초를 제공했다.인류의 문명에는 빛과 그늘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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