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슈퍼 컨슈머 - 13억 중국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사비오 챈.마이클 자쿠어 지음. 홍선영 옮김 / 부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1992년 덩샤오핑이 중국 남방 연안도시를 순회 강연(南巡講話)하면서 중국의 부(富)와 중국인민의 생활 수준을 제고하는 것이라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黑猫白猫) 모두 잡아들이겠다"고 했다.낡은 사고,관념에 젖어 있었던 공산당원을 비롯하여 관료,노동자,농민,지식분자 등에게 삶의 자극,촉진제가 되었다.이것은 덩샤오핑이 적극 주장한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에 합치된다.봉건제도 국가 체제가 장장 2,00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중국,중국인민들은 자급자족이 몸에 배였고 소비에 대한 인식과 관념은 매우 저조했다.양복 한 벌,중산복으로 몇 년간을 입고 다닐 정도로 근면.절약 정신이 강했다.이것은 소득수준과 비례하는 면이 크지만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만 충족되면 그만이다는 수분지족(守分之足) 정신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알려면 우선 중국의 역사,문화,언어,사고방식을 알아야 한다.이것은 중국 소비자를 알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단기,중단기,장기로 나뉠 수가 있다.단기 전략은 당연 유구한 중구구 역사,문화,언어(한어),사고방식에 대한 이해와 현대 중국 사회의 트렌드,시사,주요 뉴스를 늘 가까이 하면서 중국 시장 상황의 동태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이다.중단기 전략은 중국은 단일 조직이 아닌 중국 대륙의 규모(960만㎢,56개 소수민족,인구 13억 5천명 정도 등)에 맞게 소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전자상거래,소셜미디어,디지털 사업,모바일 플랫폼 사업과 같은 소비자층 공략이 적극적,분석적으로 이루어져 서비스,브랜드 인지도.충성도,마케팅,판매를 통합해야 한다. 끝으로 장기전략은 중국인은 길게 보고 소통과 대화,(밀접한)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현재 중국 소비층을 이끌어 가는 세대는 1980년대,1990년대 태어난 팔링허우(80后)세대들이다.이들의 니즈,성향,흥미,미래 트렌드 등을 예측,분석해 나가는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중국의 소비자를 끌어 들이기 위한 단.중.장기 전략은 철저한 사전 조사와 인내심이 각별히 요구된다.

 

 2,000년 가까이 적극적 소비와는 거리를 두고 생활했던 중국인민들은 1980년대 동부 연안 주요도시(14개)를 개혁.개방하면서 외자,기술,노동력이 삼위일체가 되어 중국의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아울러 중국 당국은 고급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미국,유럽,일본 등지로 국비유학생들을 대거 배출한다.게다가 중국 화교 자본까지 합세했으니 깊은 잠에서 깨어난 사자가 기지개를 펴고 사바나의 정글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11세기 말 십자권 전쟁으로 중국의 문명은 번영보다는 제자리 걸음 내지 후퇴를 거듭해 나간다.특히 서양의 르네상스 사조(思潮)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중국은 고립된다.나아가 17세기 이후 줄곧 서양은 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중국에 접근하지만 중국과 서양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전쟁,착취,불평등 조약,관료들의 무능,부패 로 봉건제국 청(淸)은 신중국(쑨원이 제창)으로 선회한다.장졔스와 마오저둥의 길고 긴 대장정은 절대다수의 농민들의 지지를 업은 마오저둥의 공산당이 승리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1949년 9월 9일)이 탄생한다.마오저둥이 공산당 정권을 잡으면서 토지개혁,산업화(대약진운동),계급투쟁(문화대혁명) 등을 겪게 되는데,인류 문명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중국,중국인민을 담보로 실시했던 실험대가 아니었을까.덩샤오핑이 1978년 신일본제철을 방문하면서 그는 중국의 중국에 중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선험적으로 동부 연안 주요도시부터 시장경제를 도입했다.속칭 깡촌이었던 연안 도시들이 이제는 메트로폴리탄급 거대도시로 발돋움하면서 중국의 슈퍼컨슈머의 선봉대에 있다.

 

 중국 동부 연안도시 4억여 명이 슈퍼 컨슈머로 소비자층을 이끌고 있다.물론 중국의 빈부격차,환경오염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생계,교육비를 벌기 위해 동북 3성 오지에서 동부 연안도시로 일거리를 찾아 오는 빈곤층이 있는가 하면,부의 상징이라 할만한 고급 승용차 보유,부동산 및 사업체 확장을 하고 있다.명품 브렌드층의 핵심은 대략 30대 후반이라고 한다.샤넬,루이비통,프라다가 그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렌드이다.슈퍼 컨슈머라 할 부유층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현재 억만장자는 대략 700명,백만장자는 15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일본과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3위임)

 

 1994년 중국 최초로 외국인 투자 쇼핑센터가 베이징과 상하이에 세워졌다.의류 브랜드를 필두로 스타벅스(음료)가 뒤를 이었다.가전제품,전자제품(통신분야),자동차,부동산 매입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은 경제 성장,소득 향상과 비례하면서 소비영역도 다양하게 바뀐다.인간의 소비심리는 본능과 같다.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경쟁의식과 뭔가를 보여 주려는 과시욕 및 품위유지 등이 맞아떨어지고 있다.중국인은 대륙기질(화통하다)이 강해서인지 작고 아기자기한 것보다는 스케일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중국인과 친해지고 그들과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려면 중국의 역사,문화,언어,사고방식은 기본이다.또한 그들은 체면을 중시하는 민족이기에 잘잘못을 가린다는 차원에서 많은 사람 앞에서 면박과 질타를 하게 되면 인재도 잃고 (중국에서)사업성도 부진할 것이다.그래서 한 번 채용한 현지직원은 잘 구슬리고 교육시켜 사업에 기여를 하게 하는 것이 좋고,정 싹수가 없다 싶으면 조용히 불러 우회적으로 그만 둘 것을 제의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하고 생각한다.

 

 2010년대를 달리고 있는 이 시대에도 중국은 여전히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나라이다.형식과 계약이라는 표면상의 약속,법적 문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경영방식을 참고 기다려줄줄 알아야 한다.지금 세대는 서구의 생활습관 등이 몸에 배여 있다고 해도 내면적 DNA는 아직도 만만디(慢慢的,느리다)가 남아 있다.한국식으로 중국 현지직원,소비자를 밀어붙이기식으로 대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형식과 계약을 중시하되 중국 사정,중국인의 사고방식을 존중하려는 배려를 잃지 않아야 한다.관시가 좋으면 고귀층과 연계가 가능할 수도 있고,사업확장과 판매망 확대,영업이익의 호조를 기대할 수가 있다.

 

 중국의 슈퍼 컨슈머는 소매 환경은 단연 백화점이다.거래 매장,쇼핑몰,슈퍼마켓,대형 마트(自選商場),편의점,우체국 등이 고전적,전통적 소매 환경이라고 한다면 현재는 전자상거래가 대세이다.알리바바,타오바오,티몰닷컴 등이다.인터넷 구매는 시간대에 다르겠지만 조조 구매의 경우엔 당일 배송가능한 곳도 있고,가격 선택의 폭이 크고 품질도 괜찮으니 전자상거래야말로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매력을 더해가는 것이다.고통을 맛보다는 츠쿠(吃苦)는 수세기 동안 중국인의 고난을 상징한다.고난을 견디면서 외부의 환경에 쉽게 동요되지 않는 중국인의 정신력은 자신 및 후대에게 내림 교육을 해왔다.힘든 시기를 이겨 내고 이제는 어깨를 활짝 펴고 당당하게 슈퍼 컨슈머로 나아가고 있다.경제력이 뒷받침 되고 여력이 생기니 사업과 쇼핑의 기회가 증가하고,타문화와 생활방식에 대한 경험 선망이 커지며,여행을 통해 오염된 공기와 수질에서 잠시나마 해방감을 느끼며,해외 유학의 급증,부동산 및 투자 확대가 가능한 것이다.억만 장자,백만 장자의 급증으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여행자도 단연 중국인이다.인간은 우선 기본 욕구가 충족되고 금전적 여력이 생기면 또 다른 욕구,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법이다.1979년 시작된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은 외화 보유고 세계 제1위에 억만 장자,백만 장자도 단연 세계 정상이다.놀라운 경제성장에 발맞춰 슈퍼 컨슈머의 저변층을 확대해 가는 중국은 정령 중국식 기적이 아닐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