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에서 찾아낸 조선의 민낯 - 인물과 사료로 풀어낸 조선 역사의 진짜 주인공들
이성주 지음 / 애플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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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받은 역사 수업은 천편 일률적인 거시사에 다름없다.그것도 국가의 주류 이데올로기에 편향한 역사 교과서 짜맞추기식이 대세였다고 되돌아 본다.즉 한국 근.현대사가 일제 식민사관에 의해 쓰여진 것들로 올바른 역사 학습과 정통성이 결여된 것이었다.왕조를 중심으로 한 편년체가 주된 내용으로 한 번 훑고 지나가면 그만인 주마간산식 역사 학습은 부정적이고 유익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한국 역사를 제대로 알자는 붐(Boom)이 매체를 통해 전파되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는 인물,사료를 중심으로 논문,연구서,서적 등이 줄을 서고 있어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영국 처칠의 말처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것은 오늘날 주변국들이 과거 역사 왜곡 및 영토 분쟁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조선은 총 27명의 왕조가 명멸해 갔다.조선의 역사의 흐름을 담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등에서 조선의 역사를 남기고 있으며,개인이 엮은 다양한 역사 자료,문집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사료로써 당대의 중앙과 지방 정부,양반,중인,양인(良人) 등 계층간 사회적 신분,경제적 수입을 현대 계층과의 비교를 통해 신분,직업,수입의 변화 등을 가늠할 수도 있다.조선의 정체는 주자학에 바탕을 둔 유교 철학이 대세였다.또한 적장자 계승 원칙을 내세우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데,아이러니하게도 임금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적장자 계승을 하지 못한 비율이 꽤 크다.겨우 6인의 왕조(문종,단종,연산군,인종,현종,숙종)밖에 없다.

 

 지난 역사 학습이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깊고 내밀한 조선 역사의 속살을 창문 틈으로 관찰하는 것도 흥미와 학습을 거둘 수 있으리라.크고 굵직한 조선 역사와 더불어 개인사와 비화(秘話)에 초점을 맞추어 조선의 이야기를 펼쳐 낸 《조선의 민낯》은 카메라에 비친 주인공의 모습 뒤에서 표시 나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의 삶의 무늬 즉 엑스트라들의 삶 그리고 조선 왕조의 주체격인 왕과 신하들이 표면화할 수 없었던 국체와 체신에 금이 가는 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어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조선 역사의 비화를 음미할 수가 있었다.

 

 이 글은 조선 역사의 비화를 네 가지로 나누고 있다.역사적 주인공,분쟁.민란의 뒷이야기,특별한 제도,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싣고 있다.이야기를 읽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사안도 있고 겉면만 알고 속은 몰랐던 이야기도 있었다.나아가 생경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주의를 기울이면서 상상의 안테나를 길게 뽑아 당대 상황들의 수신(受信)이 생생하게 전해 오도록 탐독했다.그러면서 지나간 역사의 물줄기가 과연 중립적이고 공정하지만은 않기에 왕조는 왕조가 갖고 있는 국체와 사상 그리고 주류 계층에 속하지 않은 계층들의 삶의 속성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에 견주어 보기도 했다.조선 시대는 당연 양반이 최고 계층으로 사회적,경제적으로 누리는 혜택과 보상이 꽤 크다.반면 소외 계층들은 양반 계층이 되어 가문의 명예와 경제적 혜택을 누리려 갖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던 흔적들이 엿보인다.

 

 신권(臣權)이 강했던 조선 왕조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궁합과 의기투합이 맞았던 왕과 신하들이 국정 과제를 두고 호흡을 맞춰 가면서 탕평과 통합을 거두고자 했던 왕이 있는가 하면 코 앞의 안위에만 급급한 무능하고 판단력이 흐리멍텅한 왕도 있었다.처세술에 능한 상소의 왕 정태화,바닥에 엎드려 역사를 기록하는 것을 중국의 사관과 같이 서서 기록할 수 있게 시정 요구,독서를 위한 휴가 제도,영조의 장수 비결,조선을 사랑한 스파이 강홍립의 처신 등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뭐니뭐니 해도 조선 사회의 발전이 뒤쳐진 것은 오랜 사색 당쟁과 세도 정치,그리고 비실리적이고 무용(無用)적인 유교 사상 등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역사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없다손 치더라도 어느 임금이 되었든 왕과 신하,책사 등이 권력의 역학을 균형 있게 활용할 수 있었다면 조선 사회의 발전은 진일보했을 것이다.권력의 속성과 분쟁,민초들의 가렴주구에 가까운 삶,인간 심리적 내면 세계 등을 인물과 사료를 중심으로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게 다시 재해석했다.이를테면 당시엔 ∼했는데,오늘날의 ∼과 같은,∼에 해당하는 식이다.아울러 역사 학습은 거시적인 면과 미시적인 면을 골고루 읽으면서 거울로 삼아 현대 및 미래의 삶에 접목 내지 교훈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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