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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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에 대해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의학과 과학,기술 수준이 발달하여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다 해도 내 나이는 인생이 한굽이를 돌고 돌아 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나이이기에 《행복만을 보았다》는 인생의 가치,목숨의 가치,삶의 방식과 태도 등에 대해 진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래서일까 나이가 들면 인간은 관용과 겸허,무소유와 같은 마음 자세를 유무형의 경험에 의해 터득하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 드러내 정도로 화려하지도 않고 궁색하지도 않은 수준이다.점수로 환산하면 과연 몇 점이나 될까.경제적 수준,건강의 척도가 낮다 보니 무의식 중에 사회에서 배제된 것은 아닌가 하고 정신젹,심리적 위축감을 느낀다.한편 세상만사 새옹지마라고 했듯 내가 갖고 있는 희망을 잃지 않고 매진해 나가려는 의지와 자세가 위축된 자신을 다독여 준다.인생은 요철과 같이 굴곡이 심하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와 같이 초토화 되는 경우도 흔한 만큼 담대한 자세로 세상을 살아갈 필요가 있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가 쓴 《행복만을 보았다》는 개인과 가족의 삶을 성찰해 나가는 과정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그려 내고 있다.도서의 제목과 같이 '행복만' 넘치는 세상이 어디에 있을까.주인공 앙투안의 삶은 불안정하고 애정이 결핍된 가정에서 성장한 탓인지 그 심리적,정서적인 영향이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사회생활을 하는 도중에서도 원만하고 내실 있는 삶의 전형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특히 어린 시절 결손,결핍,소외,따돌림 현상을 겪게 되는 경우 인간의 내면에 깊게 내재되는 동시에 장기 기억으로 똬리를 틀면서 성장 후유증,심리적 결핍 증세를 낳게 된다.이러한 관점에서 주인공이면서 손해사정인인 앙투안의 삶을 살펴 보았다.

 

 손해 사정인으로 일하는 앙투안의 삶은 말그대로 굴곡의 연속이다.영아 유괴.살해 사건을 자료화면에서 목격하는 것을 시작으로 앙투안은 부모의 불안정한 애정과 쌍둥이 여동생의 죽음 그리고 부모의 이혼은 앙투안에게 (부지불식간에) 심리적 상처를 안기고 자기대(代)에 이르러서도 유사한 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원인(遠因)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것이 어떠한 상황이고 이유가 되었든 자신의 딸 조세핀을 살해미수로 끝나게 되고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이 사건을 계기로 부인 나탈리와 갈라서면서 앙투안은 멕시코 서안의 호텔 청소지기를 하게 된다.앙투안은 왜 딸 조세핀을 살해하려 했을까.앙투안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진창에서 허우적거리며,불행의 늪에서 매달려 버텨온 이야기,마취제에 절여 살아야만 했던 이야기 그리고 침묵하는 세상 속에서 3년 간 가죽띠에 고정된 상태로 화학요법을 받은 이야기까지 구구절절하기만 하다.

 

 "사람은 말입니다.사생활이 엉망이 되고,가족이 무너지고,사회 생활까지 땅속으로 꺼지다 보면 점점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다시는 아무도 자기를 찾지 못하는 곳으로요."-P189

 

 앙투안은 손해사정인답게 인생의 다양한 항목에 걸쳐 금전적으로 환산해 놓았고,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형식으로 일기를 써 내려 가고 있다.트라우마,결핍된 삶을 심리적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정상회복할 수도 있다.앙투안의 삶은 헤어나오기 힘든 구렁텅이의 늪의 중심에 처해 있었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새로운 삶을 향해 살아야겠다는 자세와 태도가 가상스러울 정도로 흐믓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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