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징비록 - 전시 재상 유성룡과 임진왜란 7년의 기록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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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지난 역사를 각색한 영화 및 도서들이 자주 출간되고 있다.한국 역사에 대한 지식과 의식이 빈약한 이들에게는 정체성을 살릴 좋은 계기가 되어 주리라 생각하며,그 반대인 경우에는 잘못된 견해와 의식을 바르게 잡는 기회가 되어 줄 것이다.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시금석 및 거울이 되기에 역사에서 얻는 교훈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막대한 정신적 효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역사 이래 타국을 침략한 사례는 없는 반면 숱한 외세의 침략 속에서 국토의 산하는 피폐해져만 갔다.숱한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우면서도 늘 수동적이고 방어적인(땜빵질)인 국토방위의 관념이 결국 이웃 나라들이 한국을 침략하는 구실을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예나 지금이나 나라 사이의 힘의 역학은 늘 긴장,균형 관계를 교묘하고도 영민하게 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

 

 1592년 4월부터 1598년 11월까지 장장 7년 여에 걸친 임진왜란은 막대한 인명,물질적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전란이 끝나고 난 뒤에도 타국의 침입에 대비하려는 대비책이 소홀하여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국가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면서 수모와 굴욕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임진왜란은 일본의 장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음모한 정한론이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1군부터 8군에 이르기까지 장수와 군사들이 대거 조선으로 상륙했던 것이다.당시 임금이 선조로서 (주지하다시피) 국가의 명운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었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무능했다.특히 일본 통신사로 다녀온 황윤길이 "일본이 내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고하지만 당시 동인 세력이 강했던 김성일의 보고를 전격 수용하면서 선조는 일본이 조선을 쳐들어 온 뒤에도 한심할 정도로 넋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결국 일본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가토 기요마사 장수들이 동래 부사를 기점으로 각 방면으로 북상하면서 선조는 의주로 몽진을 가게 되고,아들 광해군에게 분조를 맡기게 된다.

 

 조선 국왕이 몽진을 가고 행재소에 머무는 한편 중국 명나라는 도독 이여송을 비롯하여 심유경 등이 파병하면서 혈맹을 과시하였다.일본이 조선을 침공하면서 조선 내륙은 쑥대밭이 되어 가버렸다.힘없는 아녀자,노인들이 도륙 당하는 것도 모자라 백성들의 귀를 잘라 일본으로 갖어 가기도 했다.지리한 싸움을 협상하고자 일본에 건너간 심유경은 매국노로 몰려 처향 당한다.국가관이 뚜렷하지 않은 조선 국왕 아래 사색 당파마저 득시글대던 시절이라 일본이 조선 정벌을 하러 쳐들어 왔어도 뾰족한 대책도 없는 채 명나라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조선은 체찰사,도원수,순변사,행정관,지휘관 등이 일본군과 맞서 싸우게 되지만 육지에서는 이렇다 할 전공(戰功)을 세우지 못한다.뭍에서 일본과 싸우던 조선은 잠시 휴전에 들어간듯 하였지만 재차 내전이 발발(정유재란)하면서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일본군의 조총에 맞아 죽을 때까지 7년 7개월 간의 전란을 치뤄내야 했던 역사의 커다란 소용돌이였다.

 

 이재운 작가는 당시 경상 좌병사 이각의 후손으로서 본영(울산) 및 동래부를 구원하지 못한 점에 대해 마음올 사죄를 하고 있다.선조 시절 영의정을 재직했던 서애 유성룡은 징비록을 펴낸 전시 재상(宰相)으로서 임란 내내 조선군의 중심과 핵심의 자리에 있었다.그는 전투,전쟁 외교,전술전략 등을 직접 세우거나 체험했으며,명군과 일본군(토요토미,고니시,가토,도쿠가와 등)의 사정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위치에 있었던 만큼 임란의 과정 하나 하나가 매우 정교하고 생동감이 엿보인다.최일선에서 적군과 싸우던 인물들의 면면과 조선 사회 사정 그리고 원군 명군과 적군 일본의 사정을 힘의 역학적인 측면에서 차분하게 음미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좀 아쉬운 점은 당시 일본 장수들의 이름 표기를 한자의 음독으로 하지 말고 일본식으로 기입해 주었으면 읽기가 편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일본식 이름 표기가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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