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엮음 / 채륜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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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리학과 유교가 국가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던 조선은 대외개방적이고 실리적인 국가 살림을 챙기려 하기 보다는 신권 및 사대부가 왕권을 조종하고 명분과 대의를 숭상하다보니 오랑캐,왜구 등 외침이 있을때마다 조선의 산하는 쑥대밭이 되고 무고한 백성들은 삶의 도탄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국가의 최고 책임자인 왕마저 신하들에게 의해 중심을 잡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참으로 무능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조선에 대한 역사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는 않다.왕과 신하를 중심으로 하는 국정의 개요 및 전개 그리고 대외관계에 있어 왕과 사대부,무인들이 보여 주었던 전반적인 시대 및 사회의 흐름은 고인 물과 같이 정체되어만 있었다.당시 직업의 중요성과 신분제도가 보여 주듯 조선은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체제에 젖어 있었다.조선의 왕 가운데에는 국가의 발전과 대의를 위해 개방적이고 실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했던 왕들도 있었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너무나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도서는 단국대학고 동양학연구원이 2005년∼2014년까지 구한말 개화기(1876년)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신문과 잡지 등의 대중매체 자료를 바탕으로 자료집과 연구서를 바탕으로 연구 성과를 담고 있다.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시기는 조선의 전통문화가 탈각하여 새로운 조선 문화로 이식되어 과정을 잘 그려 내고 있다.조선의 근대 모습을 열 가지로 담고 있는 세 갈래로 나뉘고 있다.<욕망의 늪에 빠진 근대>,<놀이의 이중성>,<신풍속의 탄생>으로 나뉘고 있다.

 

 욕망의 늪에 빠진 근대는 세비로(일본어로 양복이라는 의미)라는 서양식 의복과 개량복이 유행을 타게 된다.미에 대한 욕망은 화장술의 유입으로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여성들의 본능을 한층 자극하였다.그런데 화장품의 경우 분(粉)가루에는 중독성 성분이 함유되어 건강을 위협했다.또한 매매춘 여성 사이에서 성병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화장품의 경우 두산기업의 창업자의 부인은 박가분(朴家粉)이라는 분을 만들어 판매하게 되었는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이를 계기로 두산이 대기업이 되는 발판이었다고 한다.한,당,명과의 관계 속에 조선의 의관,의복도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개화를 맞으면서 조선은 독립국으로 인정받게 된다.

 

 종교와 신앙,의례,굿 등과 깊은 관계가 있는 '놀이'는 노리개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놀리거나 조소 및 도박이나 노름을 즐기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조선은 설날,대보름,단오,추석 등 명절과 관련한 놀이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윷놀이,쥐불놀이,그네타기,달맞이놀이,단풍놀이 등 세시풍속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것은 현재에도 전해지고 있다.오늘날과 같이 요란법석을 떠는 놀이가 아닌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이러한 놀이가 일제강점기에 들어 오면서 놀이의 대상이 동적인 면에서 정적인 면으로 바뀐다.상술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 했던 장난감은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제품의 질면에서 부작용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장난감의 경우에는 경성과 같은 대도회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중에 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장난감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세세하게 열거하면서 부모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끝으로 미두(米豆)라는 주식거래로 인해 일확천금을 거머쥔 반복창의 호화스러운 결혼식과 '한탕주의','한바탕 꿈'으로 끝난 그의 삶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만 하다.

 

 부모의 욕심과 관례에 따라 조혼의 풍습이 폐해로 번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혼인방안을 모색하게 된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아이들(12세∼23세)의 조혼은 봉건적인 유토 전통에 기반을 둔 전근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면서 결혼 나이도 늦춰지게 된다.족두리에서 면사포로 넘어가고 자유결혼,예배당 혼인,신혼여행이 등장하게 된다.이것은 외부로부터 유입된 근대적 문물과 서구식 사상,제도 등이 조선의 혼례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문화로 이어나가게 된 것이다.결혼식 직후 여는 피로연은 신랑 신부를 축하하러 온 하객들에 대한 답례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일본의 피로연 문화를 본뜬 것으로 보인다.그외 창경원 야앵(夜櫻)으로 불리는 벚꽃 놀이는 일제가 조선의 혼을 말살하기 위해 창경궁을 헐고 만든 인조 공원이다.1920년대 초 개장한 창경원은 1980년대 과천 대공원으로 옮겨질 때까지 벚꽃 놀이의 장소로서 인기를 탔다.1923년 방정환에 의해 공포된 어린이 날,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소개된 크리스마스 행사 등은 하나의 명절로 자리잡게 되었다.(신풍속)

 

 구한말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사회에 불어 닥친 새로운 모양새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있었지만 개인 및 사회 전반에 걸쳐 부작용을 낳게 한 것들도 꽤 있다.또한 일제라는 외세에 눌려 조선의 혼이 사라지는 쓰라림을 겪기도 했다.불과 140여 년 전 구한말 조선의 풍속들이 허물을 벗어 던지고 성충으로 탈바꿈하려는 흐름과 물결이 당시의 신문과 잡지에 잘 수록되었다.단대 동양학연구원들께서 자료를 바탕으로 잘 연구.분석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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