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 작품은 남과 여 간의 사랑과 이별,상처와 고통,기쁨과 슬픔이 아로새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특히 중년 독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어 결혼생활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가는 계층들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에 묘한 끌림과 공감을 갖지 않을까 한다.나 역시 중년으로서 20여 년을 아내와 함께 살다 보니 이런 저런 일들이 참으로 많다.생각과 감정도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디테일한 부분에 이를수록 사람과 사물에 대한 대처법과 해결법이 확연하게 달라서 때로는 티격태격 때로는 알아도 모르는 체를 반복한다.그런데 감정처리가 잘 안되는 부분은 오래된 일에 대해 불쑥 끄집어 내어 자신의 감정을 현재 기분에 대입시키면서 오장육부를 들쑤시는 경우이다.예를 들어 명절 때 시댁과 친정 어른들께 선물과 용돈은 공평하게 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정해 놓는데,때와 상황에 따라 안될 때가 많았다.자존심과 체면상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는 편인데 어른들께 주고 안주고에 대해 생각날 때마다 끄집어 내어 마음을 상하게 할 때가 있다.

 

 이번 더글라스 케니디 작품은 2세대 간의 간극을 종횡무진하듯 서사적이고 감정적인 필치로 독자들을 끌어 당기고 있다.주인공 한나를 중심으로 아버지 래덤 교수,화가이며 커리어 우먼인 어머니,변호사 아들 제프리,뮤추얼펀드 메니저 딸 리지가 홈 드라마와 같이 다채롭게 이야기를 엮어 가고 있다.북베트남 통깅만에서 미군과 베트남 간에 해상전투가 기화가 되어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면서 1966∼1973년까지 베트남 전쟁이 이어지게 된다.한국도 미국과의 경제적 지원 등을 위해 한국의 젊은이들을 베트남으로 내몰게 되지만 수많은 인명피해를 보게 된다.특히 고엽제의 피해로 후유증을 안고 있는 상이용사들의 운명은 안타깝기만 하다.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1세대를 넘긴 2003년 시점을 중심으로 한나의 가족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물살을 타게 된다.언제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긴장감은 더해 갔다.

 

 교수이면서 베트남 전쟁에 대해 반전운동의 중심에 섰던 한나의 아버지 래덤 교수와 화가이면서 강한 자존감에 자식들에겐 전형적인 방임형 교육을 시키는 어머니는 부부싸움이 잦았던 탓인지 한나는 남자로부터 사랑이 목말랐던 것으로 보인다.대학시절 알게 되었던 의학도 댄 버컨과 결혼을 하게 된 한나는 시아버지의 질병 그리고 엄마의 자살 소동 등을 겪게 된다.남편인 댄 버컨이 시아버지 간병 및 정형외과의 병원생활로 집을 비운 사이 반전운동에 섰던 토비어스 저슨은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자신의 집에 유숙시킨다.그런데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가 한지붕 아래 있는 자체가 스캔들을 일으키지 않을 수가 없는 법.갓 태어난 아들 제프리를 옆에 두고 달아오르는 스킨십,열정적인 섹스를 나누는데,저슨은 미연방수사국(FBI)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혀 검거대상이다.이제 저슨은 더 이상 미국땅에 있을 수가 없어 유부녀인 한나에게 캐나다로 데려다 줄 것을 종용하게 된다.협박 반 회유 반에 못이긴 한나는 저슨을 밤중에 캐나다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미국땅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1세대를 훌쪽 넘긴 한나와 댄은 50대 부부로서 자수성가를 했다.그리고 부모는 삶의 후반을 달린다.한나의 아들 제프리는 변호사로,딸 리지는 뮤추얼펀드 메니저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데 여느 집과 비슷하게 풍파가 일어나고 만다.딸 리지가 유부남인 피부과 의사 마크와 사귀다 행방불명되고,한나가 젊은 시절 반전운동가였던 저슨이 자신의 이념을 전향한 대가로 활발한 방송과 글쓰기를 한다.저슨은 자신이 펴낸 글 속에 한나와의 관계를 그럴듯하게 각색하는데 한나를 잘 알고 있는 마지,빌리가 봤을 때 이것은 저슨이 아전인수격으로 자신을 미화했기에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지만 실상은 저슨에게 볼이 넘어갔다.1973년 당시 미 연방법을 어기면서까지 사상범인 저슨을 캐나다로 도피시킨 행위는 독자들의 들끓는 여론을 무마하기엔 쉽지가 않다.한나 혼자의 힘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남편 댄에게 당시의 상황을 이실직고한다.또한 한나의 절친인 마지를 비롯하여 방송국에선 당시의 상황에 대해 한나와 저슨이 방송국에 나와 진실게임을 하게 된다.승리의 여신은 당연 한나에게 돌아간다.사필귀정이다.게다가 한나의 딸 리지의 행방이 갈수록 미궁에 빠진다.생사를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행방이 묘연하던 딸 리지는 엄마에게 자신의 행방을 알리면서 집안의 근심거리는 줄어들게 된다.

 

 한나는 댄과 30여 년을 살았지만 알콩달콩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다만 댄을 잃을까봐 프랑스에 가지 못하고,혼자가 된다는 두려움에 결혼생활을 지속시켜야 했으며,직장(학교 교사)에서나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했던 한나는 친구 마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남편 댄과의 혼인도 댄의 강고한 의지에 따라 종지부를 찍게 된다.저슨이 쓴 《도망 중의 사랑》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고 남편 댄과의 이별 등 가슴 아픈 사연이 이어지지만 한나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찾아 온다.유급휴가를 받아 완전 자유인이 되어 프랑스로 떠나게 된다.프랑스에게 삶의 재충전을 맘껏 하고 돌아올 한나는 아이들을 가르키는 일이 천직이기에 삶을 더 멋지게 꾸려가리라 생각한다.혹 댄이 다시 한나와 결합할 확률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남과 여의 관계는 퍼즐과 같이 복잡하기만 하다.인생은 찰라와 같이 짧기만 하다.어떻게 살아가고 순간 순간을 잘 대처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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