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 인문학자 8인의 절망을 이기는 인문학 명강의
강신주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침체된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일반인들의 활력이 사라져 버렸다.삶이 재미가 없다고 하소연 한다.더욱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절망을 느끼는 동시에 무기력증까지 더해져 삶의 방향타를 잃은 사회구성원이 많아졌다는 것은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빈곤감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요즘 세태이기도 하다.아무리 개인의 잠재 능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류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질서,제도,시스템이 대다수를 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잘못된 제도,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사회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도서는 1950년대 절망의 사회를 그린 희곡 작가 존 오즈번의 도서 제목에서 기인하고 있다.60여 년 전의 영국사회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 사회에 만연된 부조리한 사회상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데,현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공감이 충분히 간다.자본주의 사회는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기에 노력 여하에 따라 대가와 보상을 예측할 수가 있다고 보지만,능력과 가능성이 있어도 돈과 물질적인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출세도 성공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현 주류 이데올로기는 사회통합,경제민주화,복지문제 실현 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양극화,소득 불균형,자살률,삶의 질 등은 최악으로 보인다.이러한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가만히 앉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인간의 내면에는 욕구와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기본적 삶의 조건이 욕구라고 한다면 욕망은 이를 뚸어 넘어 뫼비우스의 띠마냥 끝이 보이지 않는 괴물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욕구는 기본적 생리 요건인 먹고 자고 배설하며 생식을 이어 가는 것과 같이 본능에 가까우며 욕망은 인간의 탐욕과 같이 정해진 기준이 없는 무한의 경지라고 할 수가 있겠다.인간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되어 온 생물이지만 욕망,탐욕과 같은 조건은 진화할 수가 없나 보다.특히 교육수준,경제적 수준,의식의 변화에 따라 개인의 자유는 이기주의로 변하고 공동체적인 삶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대신 돈과 물질이 개개인을 평가하면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걸어가야 할 도덕적,윤리적 소양은 땅에 떨어져 버렸다.게다가 사회안전망마저 부실하면서 세월호와 같은 대형참사를 빚게 되었던 것이다.이것은 돈과 물질이 우선 순위이다 보니 생명존중의 정신은 땅에 떨어져 버렸다.세월호 사고를 바라보면서 가장 비극적으로 생각하는 점은 총체적인 난국을 수습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회피를 하고 있는 것이다.가면을 쓴 존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온갖 사회적 문제가 터지고 나면 늘 '사후약방문'격으로 수습하기 바쁘다.발본색원은 하지를 않으려 한다.입바른 소리로 내지 않는다.그것이 올바른 처세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해방후 한국 사회는 말그대로 굴절의 연속이다.인위적으로 정권을 찬탈하는 것도 모자라 뭇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세뇌화 시켰다.반공,승공통일 등 안보를 내세워 정권에 맞서 발언,행동을 하던 용기있는 인사들,운동권 학생들은 서슬퍼런 취조와 고문을 당하며 정치민주화를 이룩하기도 했다.그리고 IT산업이 발호를 보이던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정치이데올로기보다는 돈과 물질을 더욱 향유하려는 본능과 욕망이 거세져 가고,IMF를 맞이하면서 대단위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기업의 유연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비정규직,파견직 등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공공요금을 비롯하여 교육비 등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자식을 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허리가 휘고 있다.경제적 능력 없는 부모는 자식들 앞에서 또 한 번 기가 죽는다.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입지도 당연 좁아진다.가정에 경제적상황이 악화되면서 가족 해체,미래에 대한 비관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시대는 소수계층을 위한 잔치임에 틀림없다.대다수는 절망과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으며,유례없는 정신질환자들이 늘고 있다.그래서 힐링,치유,행복이라는 단어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것 또한 현혹되면 안된다.근본적으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 나가야 대다수가 안고 있는 절망과 무기력증이 해소될 법한데 사회 주류층은 철옹성과 같다.요지부동이다.게다가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의 부재도 큰 문제이며,대다수가 힘들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사회를 개선하려는 마음은 있되 대부분은 냉소적이고 관망적인 소극적 자세에 머물고 있다.특히 야당 정치인들마저 자기 밥 줄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기댈 언덕이 없는 사람들은 절망 아닌 무념무상의 밑바닥을 기는 삶이 지속되어도 누구하나 위로 한 마디,희망 넘치는 연대의식을 보여 주려는 사람도 없다.즉 소통 없는 불통의 일방통행만이 최선인 사회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현대 한국사회에 내놓으라 할 만한 8인의 인문학자들은 진실로 절망을 이기는 법이 무엇인가를 밑바닥 생활을 한 사람의 심정으로,고통과 상처를 직접 느껴본 사람의 심정으로 그 해결법이 무엇인가를 다양한 각도로 경험과 인용,지혜를 모아 들려 주고 있다.시대의 상징이면서 아픔이기도 한 신자유주의로 말미암아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분명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음에 그나마 마음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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