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 & 팀 케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팍스 아메리카 시대의 막이 내릴 것 같은 세계경제는 오래도록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이를 기회로 중국은 팍스 차이나 시대의 막을 열려고 다부진 '중국 꿈'을 수립하여 착착 그 계획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시진핑 시대는 대국굴기(大國堀起) 즉 큰 나라로 우뚝 선다는 기조하에 미국과는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유지해 나가자고 후진타오는 미.중경제회의 대화에서 밝혔다.즉 양국 공동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21세기의 기회와 도전에 대처해 나가기 위해 상호 존중과 이익에 기초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형성해 나가기로 선언했던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전세계를 쓰나미로 뒤덮고 말았는데 설상가상 EU유로존마저 재정위기로 그 존재감이 희색되고 있다.그리스,스페인 등 남유럽의 재정위기는 그보다 나은 국가들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며,시장자본주의가 온통 신자유주의로 치닫고 있어 국가별 소득불균형,양극화 사태는 갈수록 심화되어 일부에서는 현실이 이렇다 보니 시장경제가 과연 이대로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소득불균형,양극화 문제의 해소에 대해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이는 경제소득 상위계층인 기득권층과 복지문제에 대해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진보층과의 이익 상충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러한 사회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개인과 국가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대국을 자임했던 나라들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의 회오리 바람에 의해 거품경제는 푹 꺼지고 금리는 바닥에 있다.실물경제 즉 생산,판매,소비활동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정부에서는 경제부양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일반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내수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밝은 전조는 아직은 보이지를 않는다.자신의 소득에 맞게 아끼고 절약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체념이 앞선다.

 

 이 글은 경제대국을 자처했던 미국을 비롯하여 일본,영국,유로존,중국,오스만,로마의 경제적 흥망성쇠를 반추하면서 해당 국가들의 미래경제를 예측해 보는 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국가경제는 정치,군사의 영향을 받는다.정치 주류 이데올로기가 어느 방향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거시적,미시적 경제가 정해지기 마련인데,미국과 같은 경우에는 2차 세계대전 후 달러 본위로 정해지면서 전세계의 경제 나침반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미국이 어떠한 경제정책,이웃 경제국과의 관계를 맺어나가느냐에 따라 경제개발도상국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종속관계로 이어져 나왔던 것이다.어느 나라든 경제현상은 굴곡을 타게 마련이고,경제정책을 어떻게 기획하고 전개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살림,국가의 재정은 정해지기 마련이다.또한 국가 구성원의 국가에 대한 신뢰도와 삶의 질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법이다.영원한 경제대국도 영원한 경제소국도 없는 법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다만 국가 GDP대비 군사비 지출을 과하게 지출하고 경제정책은 뒷전으로 한다면 국가 구성원의 삶은 늘 밑바닥에서 신음하고 있을게 뻔하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는다.

 

 특히 미국은 금융위기 직전 금융사기 등 도덕적 해이(解弛)가 미국을 뒤흔들 정도였다.또한 기업가와 정부 지도자 간의 이익 상충관계를 놓고 벌이는 과다한 비생산적 활동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대외군사비 지출이 천문학적이었다.게다가 레이거노믹스에 따라 신자유주의가 천착되면서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가중되었다.한국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그래서인지 미국은 자국의 경제회생을 위해 중국을 제치고 경제동맹띠를 형성하려 애를 쓰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동남아 진출과 동북아에서 일본과 다시 손을 잡는 제스처를 쓰기도 했다.이러한 가운데 한국정부는 미.중.일 가운데에 놓여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할지 힘의 역학에 따라 강대국 편에 설지 진지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즉 실리외교,실용정책을 펴는 것이 구한말의 역사와 같은 전철(前轍)을 밟지 않을 것이다.

 

  폴 케네디의 <국가의 흥망성쇠>의 내용을 거론하기도 하면서 침체된 경제의 회생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또한 특징이라면 각국의 역사적 경제상황을 서술하면서 맨후반부에 해당국의 경제 쇠퇴 과정을 잘 요약해 놓고 있어 매우 소중한 교훈을 안겨 주고 있다.사실과 비유,비교,경제이론 등을 적시적소에 축약해 놓아 이해력을 한층 더해 주고 있다.미국의 미래는 결국 미국 내부의 문제로 귀결됨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미국 경제를 좀먹는 요인들 이를테면 권한의 집중,개인적 자유의 약화,창조적 파괴를 저해하는 지대 추구(Rent seeking)집단의 득세가 계속되면서 납세자의 노동과 자본을 더 많이 집어삼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또한 불필요한 예산낭비로 인한 예산 적자가 미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는 큰 요인이다.첨언으로 미국 정부 형태는 성경 속의 모세의 지혜에서 고대 그리스의 민주정,로마법,유럽의 왕국과 그에 대한 프랑스와 영국의 지적 반란을 거쳐 형성된 다민족,다언어 집단국으로 요약되며,그리스의 합리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이 경제 자유도에 대한 국제적 척도는 자유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점 상실해 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경제개혁,제도개혁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이를 통해 변신에 성공한 국가들로부터 경제성공의 롤모델을 찾아 벤치마킹하려는 의지와 실행이 매우 중요하다.또한 국가의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찾아야 마땅하다.비생산적인 요소,예산 적자와 같은 요소들을 일소해야 한다.또한 경제회생을 위해 이익 상충관계가 첨예한 파벌 문제 해소,손실 회피는 혁신을 위협한다는 것,과소 팽창이 과다 팽창보다 위험하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현 한국정부가 내세웠던 사회통합,경제민주화,복지실현 문제도 과연 내부적 반발세력에 의해 지켜질지 지켜볼 일이다.그 어느 때보다 경제회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마당에 이 도서는 경제의 흥망성쇠를 거울로 들여다 보는 듯한 생생하고 값진 교훈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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