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남등평등,여권신장이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갈등과 반목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것은 정치적 역학,민족적 우월성,종교적 이념 대립에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본다.전세계는 글로벌을 앞세우면서 가까운 척 하지만 내막은 강국의 힘의 역학에 의한 냉정하고 치밀한 계략이 숨겨져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이것이 현실이니 힘을 길러 약소국에서 강대국으로 가는 길 밖에는 없지 않은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차별과 편견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수없이 해본다.한국과 같은 좁디 좁은 나라 안에서도 어느 지역 출신,어느 학교 출신,가방끈의 길이에 따라 개인의 신상을 재단한다.나아가 돈과 물질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부유하고 신분이 높은 집안에서 태어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고 성장과 삶이 보장되었다는 반증이다.소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일부 계층들은 기존 사회가 만들어 놓은 좁은 울타리 속으로 진입할 수가 있다.반면 일반인의 경우에는 부모의 고단한 노력에 의한 경제적 수입을 초과하는 교육투자가 있어도 이미 정해 놓은 고위층 자녀들과는 출발선부터 격차가 난다.하물며 미국과 같이 다민족이 섞여 사는 곳에서는 인종,민족,종교문제가 얼마나 크겠는가.차별을 하고 차별을 당하는 당사자 간에는 수면 위에 둥둥 뜬 기름과 같이 서로 융합할 수 없는 비극의 연속이 아닐 수가 없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여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재주와 능력을 발휘했던 고(故)마야 안젤라 여사의 에세이이면서 소설과 같은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 지 나는 아네>는 바로 마야 안젤라 여사 자신을 말하고 있다.1928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의 이혼으로 오빠 베일과 함께 남부 아칸소 주 할머니 밑에서 성장을 하게 되고,8살 때 뭇남자로부터 강간을 당해 실어증을 걸리기도 했다.그녀는 열여섯에 흑인여성 최초로 차장을 했으며 동년 미혼모가 되어 자식을 키워야 하는 파란만장한 삶을 솔직담백하게 그려 내고 있다.그런데 에세이와 같이 그녀의 삶의 이력을 나이대별,사건별로 술회하면서도 읽다 보면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이는 안젤라 작가의 수준 높은 문학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이기에 안젤라 작가의 청소년기를 접하면서(1930년대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미국사회상과 그녀가 겪었던 인종차별,성차별 등이 두드러지게 전해지고 있다.

 

 그녀가 새장 속에 갇혔다고 하는데,새장은 우리 눈에 보이는 투명한 새장이 아니다.어두컴컴하게 베일에 가려진 몇 곂으로 가려진 새장 속이다.인종차별,성차별,교육기회의 차별 등이 안젤라 작가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남겼던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젤라 작가는 인종차별의 벽을 뚫고 그녀가 하고 싶은 것을 당당히 해 나가는 의지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다양한 이력을 겸비하게 되었던 것이다.가수,작곡가,연극배우,극작가,영ㅇ화배우,영화감독,영화제작자,여성운동가,흑인 인권 운동가,저널리스트,역사학자,대학교수,교육가,강연가 등 그녀의 감투는 신이 내린 축복과 같이 미국사회의 영향력 있는 인물임에 틀림없다.또한 오바마 현직 대통령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그녀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내 할머니 곁에서 성장하다 잠깐 친부,친모를 만나기도 하고 친부와 함께 멕시코 땅을 밟기도 하며,친모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카드 놀이,도박장에서 포커 게임 딜러 일을 하기도 하지만 안젤라는 그에 기죽지 않고 샌프란시스토에서 흑인여성 최초로 차장도 해보고,우연히 만난 남자와 만나 아이를 갖게 되지만 미혼모로서 그녀가 겪어야 했던 마음 고생은 컸으리라 짐작이 간다.그리고 소녀 시절에 책을 탐닉했던 것이 후일 작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자유와 평화를 국가의 이념으로 삼는 미국이지만 미국 내면에는 아직도 인종차별,성차별,민족차별 등이 엄연히 도사리고 있다.특히 유색인종인 흑인,황인종에 대한 멸시와 차별은 미국 사회가 대국적인 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가 없다.안젤라 작가의 솔직담백하고 인간미 넘치는 자전적 성장담은 한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미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다시 되짚어 보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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